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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누군가 내 집을 부숴버렸어요”…당장 잘 곳도 없어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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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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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간 경기도 화성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해온 A 씨.

고민 끝에 귀농을 결심하고, 마음에 드는 집을 찾다 충남 홍성군의 한옥 주택을 찾았습니다.

본래 사람이 살지 않던 빈집이었는데, 들어가 보니 철 기와에 튼튼한 목재 뼈대로 이루어진 게 A 씨의 마음에 꼭 들었습니다.

■ 이삿짐 옮기려고 왔는데 "집이 없어졌어요"

A 씨는 집 주인과 연락해 토지와 주택을 등기 비용까지 합쳐 9천만 원에 사기로 했습니다.

다만 집이 등기가 되어 있지 않은 건물이어서 화장실과 배관, 인테리어 등 3개월가량의 공사를 거쳤고, 지난달 잔금을 치르고 등기와 주민등록까지 마쳤습니다.

A씨가 지난 7월 매입 계약서를 작성했던 충남 홍성 주택

A씨가 지난 7월 매입 계약서를 작성했던 충남 홍성 주택


지난달 12일 A씨 부부는 새 집에 이삿짐을 한 차례 옮겨놓았습니다. TV와 전기밥솥 등 가전제품과 식탁, 침대 등 가구, 이불과 각종 옷가지 등도 새 집에 들였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 다시 나머지 짐을 챙겨 새 집을 찾았을 때, A씨 부부 눈 앞엔 믿기 어려운 광경 펼쳐져 있었습니다.

집은 말 그대로 산산조각 나 있었습니다. 철제 대문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든든하던 목조 골재는 졸지에 톱밥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삿짐으로 들여놓은 A 씨의 집기들도 그 와중에 대부분 부서졌습니다. 가재도구는 물론, 먼저 옮겨 놓은 가구까지 잔해 속에 파묻혀 버린 겁니다.

며칠 새 홍수가 일어난 것도, 산사태가 일어난 것도 아니었습니다. 주변 건물은 멀쩡하게 남아있었지만, A 씨의 집터만 폐허가 돼 마치 철거 공사가 진행된 것 같았습니다.

완파된 A 씨의 주택

완파된 A 씨의 주택
 
A 씨
"이삿짐을 싣고 가보니까 집이 없어졌어요. 그냥 담에서부터 대문까지 해가지고 막 무슨 폭격 맞은 것처럼. 몸이 덜덜덜 떨리고."

■ 원래 집 주인과 상속 다투던 친척, 중장비 동원해 집 박살

'집이 없어졌다'는 A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도 황당하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주택의 소유권을 놓고 상속을 다투던 전 집주인의 친척 B 씨가 벌인 일로 조사됐습니다.

A 씨가 이삿짐을 가지러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포크레인(굴삭기) 등 중장비 기사들을 동원해 집을 박살 내 버린 겁니다.

무너진 주택의 잔해 아래 집기들이 묻혀 있다.

무너진 주택의 잔해 아래 집기들이 묻혀 있다.


B 씨는 "그 집은 본래 자신이 상속받아야 했던 부동산"이라며, "집을 허물고 농막을 지으려 했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우선 재물손괴 혐의로 B 씨를 입건했습니다. A 씨의 피해는 막대했지만, B 씨에게 적용할 다른 법령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재물손괴는 최대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으로, 대법원 양형기준표상 기본 형량이 징역 4월에서 10월이고, 가중되더라도 징역 8개월에서 1년 6개월에 불과합니다.

관공서 등을 파괴한 경우라면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규정한 공익건조물파괴죄 등을 적용할 수 있지만, B 씨처럼 사인의 건물을 파괴한 경우에는 적용할 수 없습니다.

형법 제366조(재물손괴등)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기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67조 (공익건조물파괴)
공익에 공하는 건조물을 파괴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긴급 주거지원 해당 여부도 애매

A 씨는 사실상 민사 소송을 통해 B 씨에게서 배상받는 수밖에 없지만, 당장 잘 곳이 걱정입니다.

이전에 살던 월셋집 주인과 새로 이사 오기로 한 사람에게 사정해 이달 말까지만 월세를 살기로 했지만, 추석 이후엔 집을 비워 주어야 합니다.

천재지변이나 재해로 인한 것이 아니라 제3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이어서, 재해구호법상 임시주거시설 제공 등 천재지변 피해자에 대한 주거 지원 관련 법령을 적용하기도 애매합니다.

https://v.daum.net/v/20240916061950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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