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254371?sid=102
최 회장은 성균관대에서 유교철학을 전공하고 동양철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정통 유학자다. 인터뷰 내내 그는 "유교를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고 고집만 부린 기성세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공자가 강조한 '시중(時中)'은 시기와 처지, 능력에 맞게 행동하란 의미"라며 "유교는 유연하고 열려 있는 철학인데 언제부터인가 꽉 막힌 예법만이 강조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2년 전 최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차례 간소화를 강조한 것도 차례 문화가 유교에 대한 오해를 키우는 대표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는 "차례의 본질은 조상에 대한 공경이다. 전 부치느라 힘들고 짜증 나는데 조상 생각이 나겠느냐"며 "차라리 그 시간에 가족이 둘러앉아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서로의 기억을 나누는 게 더 의미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을 강조한 공자의 가르침처럼 차례상도 시대에 맞춰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최 회장은 "음식의 배치나 가짓수, 절차 등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유일하게 지켜야 하는 원칙은 '그 시기에 나는 과일이나 음식을 올려야 한다'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자가 살아 있다면 햄버거나 마카롱을 올리는 것도, '설에는 온 가족이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차례는 추석에 지내자' 하는 것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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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유교의 형식인 예법보다는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정의하는 유교의 본질은 '관계의 철학'이다. 최 회장은 "부모와 자식, 아내와 남편, 스승과 제자 등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은 관계로 이뤄져 있다"며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남 탓을 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는 것, 나를 낮추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행복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껏 제례 문화 개선에 앞장서온 최 회장의 올해 목표는 상례 문화를 바로잡는 것이다. 최 회장은 "허례허식이 자리를 잡진 않았는지, 과거 기준의 상례가 현대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닌지를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