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 판결문에 김건희 여사가 87번, 김 여사의 어머니인 최은순씨가 33번 등장했습니다.
1심 판결문에서는 김 여사는 37번, 최씨는 27번 등장했는데, 김 여사의 경우 2배 이상 언급 횟수가 늘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는 항소심 판결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김 여사의 계좌 3개와 최 씨 계좌 1개가 주가조작에 동원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가운데 김여사의 대신증권 계좌에 대해 "권 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의사에 따라 시세조종에 이용된 계좌"로 인정했습니다.
지난 2010년 11월 1일, 주가조작 총괄책임자인 주포가 동료에게 "3,300에 8만 개 때려달라"고 하고 20여분 뒤 "매도하라하셈"이라는 문자를 보내자 7초 만에 김 여사 대신증권 계좌에서 주식 8만 주를 3천3백 원에 매도하는 주문이 나왔습니다.
같은날 김여사와 대신증권 담당자의 녹취록을 보면, 담당자가 "방금 그 도이치모터스 8만주, 다 매도됐다"고 하자 김여사는 "아, 예 알겠습니다"고 답합니다.
김여사는 또 같은 해 10월 28일에는 "체결됐죠", "그럼 얼마 남은 거죠?"라고 대신증권 담당자에게 묻습니다.
또 "김건희 여사가 그 후 거래 결과와 금액을 사후적으로 확인하거나 증권사 담당자가 김여사에게 사후보고를 하고 있을 뿐이고, 권 전 회장 주장대로 김여사가 맡긴 증권사 담당자가 자신의 판단으로 주식 거래를 하는 내용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재판 중에 해당 녹취록 등을 근거로, "권 전 회장과 김 여사 사이에 의사 연락이 있었다는 증거"라고 했는데, 다만 직접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어제 항소심 선고에서 돈줄 역할을 했다고 의심받는 전주 손 모 씨에 대해 방조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도이치 주가조작에 전주 91명의 계좌가 동원됐다고 보고 있는데, 이중에 손씨만 유일하게 유죄가 나온 겁니다.
검찰은 김 여사와 최은순씨를 비롯해 나머지 전주 80여명에 대한 처분을 앞두고 있는데, 전주들이 주가조작 사실을 알았는지가 관건입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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