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을 앞세운 복잡한 여성 관계로 ‘돈 후안’으로 불린 일본의 사업가 노자키 고스케(당시 77세)는 지난 2018년 55세 연하 여성과 결혼한 지 3개월 만에 돌연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그로부터 3년 뒤 노자키의 아내 스도 사키(28)가 남편 노자키를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되며 현지에서 큰 화제가 됐다. 첫 공판에 검은 원피스를 입고 나타난 스도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12일 아사히 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도의 첫 공판이 이날 오전 10시 40분부터 진행됐다.
이날 검찰은 “스도는 각성제를 사용한 완전 범죄를 꾀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스도는 노자키 사망 약 2개월 전부터 인터넷에 ‘완전 범죄 약물’, ‘각성제 과잉 섭취’ 등의 키워드를 검색했다. 사망 한달 전에는 밀매사이트를 통해 치사량이 넘는 각성제를 주문했다.
스도가 재산을 목적으로 노자키와 결혼한 뒤 막대한 유산을 얻기 위해 치사량의 각성제로 살해했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다만 스도는 이날 “저는 사장님(노자키)을 죽이지 않았고, 각성제를 섭취하도록 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부호 노자키는 여성 편력을 다룬 자서전 ‘기슈(紀州)의 돈 후안, 미녀 4000명에게 30억엔(약 306억원)을 바친 남자’, ‘기슈의 돈 후안 야망편 내가 생애 현역으로 있을 수 있는 이유’ 등으로 이목을 끌었던 인물이다.
노자키는 중학교 졸업 후 고철 수집, 방문판매원으로 자립했고 이후 금융업, 주류판매업, 부동산 투자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고액 납세자 명단에도 종종 이름을 올릴 정도로 돈을 모았다.
그는 저서에서 자신의 욕망이 성욕뿐이라며 ‘돈을 버는 것은 미녀와 성관계를 하기 위해서’라는 지론을 펼치기도 했다.
그런 노자키가 55세 연하의 스도에게 ‘최후의 여성이 돼 주겠냐’고 청혼해 2018년 2월 결혼했다.
홋카이도 출신으로 고교 졸업 후 미용전문학교를 다닌 스도가 노자키와 처음 만난 것은 공항이었다. 노자키는 하네다 공항에서 자신이 넘어지려고 할 때 스도가 도와준 것을 계기로 서로 연을 맺게 됐다고 결혼 2개월 후 펴낸 저서에서 회고한 바 있다.
그러나 노자키는 결혼 석달 만에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했다. 그는 2018년 5월 24일 와카야마현 다나베시 소재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급성 각성제 중독이었다.
당시 아내 스도와 가정부가 침실 소파에 알몸으로 쓰러져 있는 노자키를 발견해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에 여러 대의 페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었으나 사망 당일 저녁부터 노자키가 숨진 채 발견된 시각까지 출입한 이들이 확인되지 않았다. 노자키의 몸에 눈의 띄는 외상은 없었고, 부검 결과 체내에서는 각성제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에도 뚜렷한 단서를 얻지 못해 사건이 미제로 남는 듯했으나, 3년 뒤인 2021년 4월 28일 노자키를 살해한 혐의(살인·각성제 단속법 위반)로 경찰이 스도를 전격 체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자키와 스도의 평범하지 않았던 결혼 생활이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가정부는 “노자키와 스도가 늘 옥신각신했으며 대화에 열중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이들의 결혼생활에 관해 말했다. 또 “스도가 저녁 식사를 자기 몫만 만들거나 노자키의 말을 잘 듣지 않아 노자키가 이혼하겠다는 말을 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도는 결혼 후에도 도쿄의 아파트에 살았으며, 노자키가 머무는 와카야마의 집에 오는 일은 드물었다고 한다.
한편 노자키의 유산은 약 13억엔(약 122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였던 스도에게 상속권이 있으나, 스도가 살인죄 등으로 형을 선고받을 경우 결격사유에 해당해 상속인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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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목이 맘에 안들었으나
오늘 뜬 기사가 이것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