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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낙뢰맞은 20대 교사, 28일간 치료 후 기적의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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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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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에서 낙뢰를 맞아 쓰러진 20대 교사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과정은 의료진과 교사가 합작해 만든 한 편의 영화와도 같았다. 교사는 낙뢰에 맞은 후 40여 분간 심장이 멈췄지만, 전국서 유일하게 응급의학과에서 에크모(ECMO·인공심폐기계)를 다룰 수 있는 전남대병원으로 이송 돼 빠른 처치가 가능했고, 16일간의 중환자실 치료 후 28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9월2일)해 극적인 해피엔딩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5일 광주·전남지역에서 3천 번에 가까운 낙뢰가 관측된 날, 광주서석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김관행(29)씨는 광주의 한 대학교에서 연수를 받고 점심을 먹으러 가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이를 본 시민은 119로 신고한 후 심폐소생술(CPR)을 했으며, 김씨는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갔다가 전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로 전원됐다. 병원에서 심정지 통합치료를 하며 다시 심장은 뛰었지만 이미 40분이나 지난 상태였다. 일반적으로 심장이 멎은 후 5분이 지나면 혈액과 산소가 공급 안돼 심장과 폐는 물론 뇌까지 문제가 생길 확률이 크다.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조용수 교수는 “심정지가 장시간 진행된 탓에 심장과 폐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응급실에서 급하게 에크모(ECMO·인공심폐기계)를 시행했다”며 “솔직히 처음엔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환자가 젊은데다가 우리 응급실로 온 만큼 최선을 다해 살려내고 싶었다”고 기억했다.

김씨는 당일 낙뢰가 나무에 떨어질 때 옆을 지나가다 감전된 것으로 보이며, 전남대병원 응급실에서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 3일간 에크모로 심장과 폐의 집중치료를 받았다. 특히 중환자실 입원 직후인 첫 날 밤이 고비였다. 다발성 장기부전과 피가 멎지 않는 파종성 혈관 내 응고(DIC)까지 오면서 최악의 상황까지 직면했지만 결국 이겨내고 입원 10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뗄 수 있었다.

김씨는 “최근 의정갈등으로 인해 응급실을 비롯한 병원 의료진에 대해 막연히 부정적인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아 아쉽다”며 “실제로는 환자를 위해 불철주야 헌신해주시는 교수 및 간호사 분들의 노력과 열정에 더욱 감사할 따름이며, 갈등이 완만히 해결되었으면 한다”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신속하게 에크모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술부터 입원 및 관리까지 에크모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기 때문이었다. 타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흉부외과나 순환기내과 의료진이 에크모를 사용하지만 응급의학과 자체적으로 에크모를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다.

조 교수는 “낙뢰환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만큼 진료 경험이 쌓이기 어렵다. 그만큼 응급의학 분야에서도 치료가 어려운 편에 속한다. 환자는 낙뢰 손상뿐 아니라 심정지 후 증후군도 함께 동반되어 있어서 치료가 더욱 쉽지 않았다. 최후의 수단으로 에크모 치료를 선택했다”라며 “치료가 매우 어렵긴 했지만 무엇보다 환자의 살고자 하는 의지와 정신력이 매우 강력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고 말했다.

광주서석고등학교에 부임한지 3년이 된 김씨는 1학년 담임이자 국어과목을 맡고 있다. 건강하게 퇴원하기는 했지만 장기간 입원으로 인한 섭식 장애, 근력 감소, 발뒤꿈치 피부 손상 등으로 아직은 걷기도 힘들다. 학교 복귀 또한 아직 기약이 없다.

(중략)

한편, 김씨는 퇴원 후 지난 4일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발전후원금 1천만원을 기탁했다.

낙뢰 맞고 쓰러진 김관행(사진 오른쪽)씨가 퇴원 후 자신을 치료한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조용수 교수(왼쪽)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낙뢰 맞고 쓰러진 김관행(사진 오른쪽)씨가 퇴원 후 자신을 치료한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조용수 교수(왼쪽)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https://v.daum.net/v/20240912152350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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