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연이어 '교제살인' 다룬 KBS…30, 40대 남성 언론인들이 여성의 죽음을 주목한 이유
4,639 33
2024.09.12 09:28
4,639 33



"몇 년 전에도, 몇 달 전에도 죽었다"

KBS는 왜 사흘 간격으로 교제살인 방송을 내보냈을까. 보통 방송 주제가 겹치면 편성 날짜를 조정하지만 같은 주에 내보냈다. KBS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라 굳이 따로 편성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방송사에서 단일 교제살인 사건을 다룬 적은 있지만 교제살인 문제를 이처럼 심층적으로 다룬 방송은 처음이었다. 두 방송의 제작진에게 왜 교제살인에 주목했는지를 물었다.

‘죽어서야 헤어졌다’는 보도본부 소속 이승준(47) 기자가 기획·취재했다. ‘교제살인 보고서’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본부의 김민회(38) PD의 작품. 각각 교제살인을 취재하던 두 사람은 취재·제작 중에 같은 주제로 방송을 준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소속도 직군도 다른 3040세대 남성 두 명이 교제살인을 택한 이유는 닮아있었다.

기시감 때문이었어요. ‘몇 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작년에도 봤는데, 몇 달 전에도 있었는데’ 하는 느낌. 찾아보니 교제살인이 올해에만 13건이더라고요.”(이승준 기자) “사람이 너무 많이 죽어서요. ‘이렇게 죽는데 왜 오랫동안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어요.”(김민회 PD)

 

이들은 취재 중 여러번 놀랐다. 취재 시작점인 교제살인 공식 통계조차 없었다. “어떤 문제의 해법을 모색할 때 출발점은 통계를 보고 현황을 파악하는 거잖아요. 통계가 없다는 것은 사회가 여전히 이 문제를 사소한 문제, 개인 간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방증 아닐까요.”(이승준 기자)

김민회 PD는 취재를 시작하며 ‘안전이별’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다. 여성들이 몇 년 전부터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었고, 200만~300만 원을 요구하는 ‘안전이별 대행업체’까지 등장했다는 사실도 몰랐다. 교제살인의 위험성을 모르고 산 건 그만이 아니었다. “여러 피해자들을 접촉했는데 자신이 피해자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어요. 연인의 통제 속에 있으면서도 ‘내가 잘못해서'야, '연인 간의 갈등이야'라고 생각하는 거죠.”(김민회 PD)

물리적 폭력은 없어도 연인의 옷차림, 귀가시간, 대인관계 등을 완전히 통제하려고 하는 ‘강압적 통제(coercive control)’는 가장 강력한 교제살인 징후다. 영국, 호주, 아일랜드는 강압적 통제를 범죄로 규정하고 최대 징역 7년에 처한다. 김 PD는 연인의 통제에 경각심을 가지도록 방송에서 강압적 통제의 유형을 상세히 전했다.

 

갈 길은 여전히 멀다. 경찰은 여전히 교제폭력을 사회가 나서야 할 구조적 문제로 보지 않고 ‘남친, 여친 사이의 다툼’이라고 기록한다. 이 기자는 말했다. “취재 중 만난 현직 판사가 한 말이에요. ‘사적 영역이기 때문에 공권력 개입이 자제돼야 한다는 말은 그 영역이 정상적일 때만 성립한다. 폭력이 난무하는 곳보다 더한 공적 영역은 없다.’ 교제폭력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진전되지 않을 때 이 말을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822935?sid=103

목록 스크랩 (0)
댓글 3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셀라피💚] 촉촉 진정케어 가능한 품절대란템 <에이리페어 크림> EGF메디크림 체험 이벤트! 228 11.04 12,537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441,21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189,53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337,591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6,689,54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3 21.08.23 5,120,6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4,110,39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47 20.05.17 4,695,145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1 20.04.30 5,158,68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9,900,25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45023 이슈 하나은행 직원의 급식대가 급식 실제 후기 5 01:46 369
2545022 이슈 23년전 조인성,장나라.gif 8 01:44 213
2545021 이슈 회사 9시까지면 10분 전에는 와야하는거 아니야?? 13 01:42 378
2545020 유머 라이즈 앤톤의 권력 1 01:42 356
2545019 유머 일본에서 화제인 주차 사진 한 장 2 01:41 516
2545018 유머 몇년전부터 볼때마다 꾸준히 공감하는 짤 2 01:41 314
2545017 이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생각나는 물고기 1 01:39 333
2545016 유머 일본에서 판매하는 특이점이 온 키링 14 01:39 1,006
2545015 유머 능숙한게 지게차 유망주 ( 부제 ; 미국의 흔한 조기교육... ) 1 01:37 334
2545014 유머 직장인 실수령 월급 6 01:36 1,067
2545013 정보 요즘 복면가왕 안 보는 덬들은 모르는 게 아쉬워서 올려보는... 음악대장 이후로 8년 만에 9연승 성공한 여자 가왕... jpg 2 01:36 789
2545012 유머 장원영이 뽑은 럭키비키하지 않은 상황은...??? 4 01:35 470
2545011 이슈 설채현 선정 가장 슬픈 세나개 영상 8 01:35 607
2545010 유머 15년 전 박신혜 vs 현재 박신혜 8 01:32 766
2545009 유머 의외로 급식으로 제공하기 어려운 메뉴 5 01:31 1,095
2545008 이슈 에스파 위플래시 반주 직접 만들어보기 1 01:28 238
2545007 이슈 49년 전 오늘 발매♬ 이루카 'なごり雪' 01:25 75
2545006 이슈 최강야구 24년도 마지막 직관 11/17 잠실 5 01:24 721
2545005 유머 팀장님 폰에 저장된 내 이름 봤는데... 11 01:24 2,189
2545004 유머 블라인드에서 댓글 1000개 넘게 달린 논란 54 01:22 3,4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