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오만 원정 승리로 한숨을 돌렸다. 팀 순위에서도 요르단에 다득점에서 밀린 2위가 됐다. 중동원정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새로운 탄력을 얻게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현지시각)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 오만 원정 경기에서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손흥민(토트넘), 주민규(울산)의 천금 같은 골로 3-1로 이겼다. 5일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 무승부(0-0)로 팬들의 비판을 받았던 홍 감독은 귀중한 승리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수비 조직력과 팀 스피드, 몸 상태에 따른 적절한 선수 기용 등 숙제도 받았다.

후반전 전술변화 골 폭풍으로 연결

홍명보호는 이날 전반 10분 황희찬(울버햄프턴)의 시원한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명재(울산), 정승현(알와슬)도 공격 기회 때 슈팅에 가담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전반 추가시간 상대의 프리킥 기회 때 골을 허용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홍 감독은 후반 이재성(마인츠)과 황문기(강원) 등 공격과 수비 포지션에 변화를 줬고, 결국 후반 37분 이강인과 손흥민(토트넘)이 합작 결승포로 살아났다. 손흥민은 벌칙구역 정면에서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뒤 정확하고 예리한 슛으로 골망 구석을 꿰뚫었다. 막판 투입된 주민규(울산)도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맞춤하게 내준 공을 그대로 골대 안으로 때려 쐐기를 박았다. 홍 감독은 경기 뒤 “후반 전술적 변화에 선수들이 잘 따라줘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비 조직력과 팀 스피드 업은 과제

한국은 이날 승리로 B조(한국, 이라크, 요르단, 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 선두권에 올라섰지만 여전히 과제를 노출했다. 특히 동점골 허용의 빌미가 된 전반 추가시간 설영우(즈베즈다)의 반칙은 뼈아팠다. 3차 예선에 올라온 팀들은 기본적으로 개인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 한국을 상대로 득점 확률이 있는 세트피스 공략 기회를 주로 노리기 때문에 위험지역에서 반칙은 치명적이다.

수비수들의 위치 선정과 적극적인 대처, 조직적인 방어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홍명보호의 장기적인 과제다. 한국은 이날 간간이 이뤄지는 오만의 개인돌파와 배후 침투에 순간적으로 흔들렸다. 전원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공격에서도 상대의 밀집수비에 자주 막혔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상대가 내려앉아 경기하는 것이 예상됐다면, 그들이 편안하게 뛰면서 수비하도록 만들어주면 안 된다. 벽을 깨고 흔들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팀 공격의 속도가 훨씬 빨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파 몸상태 고려 K리거 활용 모색

손흥민은 이날 한국의 주포로 1골2도움을 올렸고, 이강인도 개인 능력으로 공 전개의 활로를 여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골이 터질 때까지 손흥민의 드리블이나 슈팅이 상대를 깔끔하게 벗겨내지 못했고, 이강인도 숨이 가빠 보였다. 유럽파가 겪는 시차로 인한 피로감은 시야와 발재간이 있는 황인범(페예노르트)에게 영향을 미친 듯했다. 이런 까닭에 유럽파가 주축인 대표팀에서 K리거를 병행해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가령 중동 원정 때는 유럽파를 최대한 가동하고, 안방에서는 몸 상태가 좋은 K리거를 전반에 투입하는 등 변화를 줄 수 있다. 홍 감독이 국내 K리그 선수들을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는 만큼, K리거 풀을 확대해 예선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출발은 잘했지만, 시간적으로 자기 축구색깔을 내지 못한 홍명보호는 다음 달 10일 요르단 원정 뒤 15일 안방에서 이라크와 3차 예선 3~4차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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