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한 공포… 쌓여야 의사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심 가져”
“매일 1000명씩 죽어 나갔으면 좋겠네” 등 표현
정부가 추석 연휴 응급실 대응 역량 확보를 위해 재정을 투입하는 등 대비에 나선 가운데 “추석 응급실 대란이 왔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의료인 사이트 내부 글이 유출돼 논란이다. 의사, 의대생을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는 해당 사이트에서 환자들을 ‘조선인’이라고 표현하는 등 시민 비하 표현도 다수 포착됐다.
11일 ‘의사 커뮤니티 내부글’ 이라는 제목의 글과 캡처가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다. ‘메디게이트’로 추정되는 해당 사이트는 의사 면허 또는 의과대학 학생증 등을 인증해야 가입할 수 있다.
의사로 추정되는 한 글쓴이는 “추석 응급실 대란 진짜 올까. 진짜 왔으면 좋겠는데. 부역자들(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근무 중인 의사들)이 추석 당직 설까 겁난다. 조선인들 살리면 안 되는데”라고 게시글을 올렸다.
의사로 추정되는 또 다른 글쓴이는 의료대란 현실화로 의사에 대한 존경심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 글쓴이는 “죽음에 대한 공포로 온몸이 마비되고 의사에게 진료받지 못해서 생을 마감할 뻔한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야 생명을 다루는 의사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심을 갖게 된다”며 “그럼 당연히 치료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일단 치료받을 수 있다는 것에 안도와 감사를 느낀다”고 했다.
다른 글쓴이도 “다 죽어. 니들이랑 협의하는 단계는 지났어” “매일 1000명씩 죽어 나갔으면 좋겠네” “이 사태가 지속될수록 상대적 가치가 더욱 상승한다. 의사라는 건 검사, 변호사 따위와는 달리 원초적이고 필수적이며 대체 불가하다”고 했다.
이같은 게시글이 유출되자 시민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충북 청주에서 탈장 증세를 보인 생후 4개월 아이가 130㎞ 떨어진 서울로 이동해 치료를 받는 등 ‘응급실 뺑뺑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은 “정말 의사가 맞냐. 계정 도용한 거 아니냐” “자국민을 조선인이라고 부르는 것부터 충격” “당장 수사해서 면허를 박탈하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정부는 응급실 인력 확충을 위해 한 달 3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의사·간호사 등 400명 신규 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05/0001724569?ntype=RAN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