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IS리뷰] ‘베테랑2’, 웰메이드 속편의 정석
1,173 1
2024.09.11 09:31
1,173 1

XRRLEE

 

 

 

류승완 감독이 “성공을 재탕하고 싶지 않았다”는 자신과의 다짐을 ‘베테랑2’로 실현했다. 전작의 답습만으로 충분히 소구할 수 있는 시리즈의 쉬운 길을 과감히 포기하고, 연속적인 시간선상 위에서 확연한 변화를 가하며 새로운 문을 열어젖혔다.

 

이야기의 시작점은 ‘베테랑’ 그 이후다. 강력범죄수사대 서도철(황정민)은 여전히 밤낮없이 범죄와 싸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대학교수가 공개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서도철은 이것이 이전 사건들과 연결된 연쇄 살인임을 직감한다. 

 

서도철은 팀원들과 단서를 추적해 나가지만 손에 잡히는 건 없고, 연쇄살인범의 행동은 더욱 과감해진다. 추가 인력이 급급한 상황. 서도철은 사건 현장에서 우연히 박선우(정해인)를 마주한다. 이미 온라인상에서 ‘UFC 경찰’로 유명한 그는 단숨에 서도철의 눈에 들어 팀의 막내로 임시 합류한다. 

 

‘베테랑2’는 지난 2019년 개봉한 ‘베테랑’의 속편이다. 전편은 경찰이 윤리와 도덕을 상실한 거대권력자 조태오(유아인)의 악행을 응징하는 과정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 ‘베테랑’은 선악의 경계를 명확히 그어놓고 악에게 집중포화를 퍼부으며 오락영화로서 충실하게 기능했고, 그 결과 누적관객 1341만명이란 성과를 냈다.

 


하지만 9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2’는 증명된 성공의 길을 완전히 비껴간다. 의도된 계산이다. 류 감독은 선과 악 대신 ‘정의와 신념’ 혹은 ‘정의와 정의’란 동일한 가치의 충돌이란 구조 아래서 사법 체계의 한계, 가짜뉴스의 이면과 여론의 가벼움, 경찰의 딜레마 등 사회적 이슈를 균형 있게 담아낸다.

 

정석적인 빌런이 없는 이유도 그래서다. 그나마 빌런으로 정의할 수 있는 인물은 ‘해치’ 정도다. 그조차 ‘해치’의 뜻(시비와 선악을 판단해 안다고 하는 상상의 동물)에서 알 수 있듯 순수 악이라기보다 사적 제재, 자력 구제를 위해 탄생한 악인이다. 정체도 처음부터 드러내고 시작한다. 약간의 트릭을 숨겨 놓긴 하지만, 대단한 혼선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 본질적으로 범인 색출을 주된 재미로 삼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말인즉슨, ‘베테랑’ 시리즈의 동력이 빌런의 변화가 아닌 서도철 캐릭터의 진화에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편의 가장 큰 특징 또한 서도철의 인간적 성장이다. 류 감독은 서도철의 서사에 가족 이야기를 심어두고, 경찰이기 이전에 아빠, 남편으로 살아가는 한 가장의 삶을 심도 있게 들여다본다. 단편적으로 묘사됐던 전편과 달리, 삶의 복잡다단한 사연을 펼쳐놓고 살핀다.

 

호불호가 갈릴 만한 지점은 전편 대비 축소된 웃음 포인트다. 타율이 높지 않다기보다는 의도된 웃음 자체가 많이 없다. 다만 이런 아쉬움은 길고 강력해진 액션 시퀀스가 충분히 상쇄한다. 오프닝 도박장, 남산 계단 추격신, 옥상 빗속과 터널 액션 등 생동감 넘치는 액션은 ‘베테랑2’를 특별한 오락영화이자 류승완만의 시리즈로 만든다.

 

배우의 기존 이미지를 적절히 재활용하거나 완전히 깨부순 것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처음부터 ‘서도철=황정민’이었다던 류 감독의 말처럼 황정민은 서도철 그 자체로 존재한다. 황정민과 서도철은 9년이란 세월을 보내며 함께 유약해졌고 함께 강인해졌다. 류승완 세계에 들어간 정해인은 본 적 없는 얼굴로 관객과 마주한다. 그의 말간 얼굴과 맑은 눈동자가 이렇게 쓰일 것이라고는 상상해 본 적이 없다. 기분 좋은 배신이다.

 

전작과 다른 길을 선택한 작품이지만, 시리즈 고유의 재미인 전편과의 연결 고리를 찾는 재미는 유효하다. 굉장히 직접적인 방식으로 흘리는데, 오프닝처럼 특정 사건이기도 하고, 어떤 배우의 대사이기도 하다. 전편을 놓친 게 2편 관람에 허들이 되진 않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재미가 있는 건 분명하다. 류 감독의 전작 ‘밀수’와 이어지는 귀여운 세계관 대통합의 순간도 있다.
 
쿠키 영상은 총 한 개로, 엔딩크레딧 후 이어진다. 오는 1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장주연(jang3@edaily.co.kr)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241/0003378945

목록 스크랩 (0)
댓글 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셀라피💚] 촉촉 진정케어 가능한 품절대란템 <에이리페어 크림> EGF메디크림 체험 이벤트! 198 00:06 8,448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433,37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183,16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320,150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6,683,00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3 21.08.23 5,118,15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4,107,87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47 20.05.17 4,693,76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1 20.04.30 5,156,70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9,895,63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44620 이슈 XG - 2nd Mini Album ‘AWE’ (Visualizer) 18:31 1
2544619 이슈 이 이야기의 시작은 여자 탈의실을 남성들이 주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데서 시작됩니다. 분명히 탈의실이 나누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요. 18:30 186
2544618 이슈 아일릿 민주 x 케플러 휴닝바히에 Cherish 챌린지 1 18:29 66
2544617 기사/뉴스 '37세' 안재현 "3중 세안에 스케줄 없으면 로션만"...동안 비법 공개 ('안재현') 2 18:29 113
2544616 이슈 2022년 세계최대 게임시상식인 더 게임어워드에서 일어난 황당한 사건 18:29 122
2544615 이슈 오늘 지드래곤 인천공항.gif 2 18:28 407
2544614 이슈 2024 월즈 페이커 4세트 사일러스 라칸 궁 개인 화면.gif 18:27 196
2544613 이슈 현장에서 불편함을 호소한 관객이 없어서 상황설명과 후조치 안했다는 하이브 (세븐틴 고양콘 화재) 4 18:27 413
2544612 이슈 나올때마다 터졌던 지드래곤 무도가요제 파트너 중 최고 케미는 누구? 13 18:27 253
2544611 정보 [#로드투킹덤_A/최종회 예고] 우승을 향한 마지막 퍼포먼스 전쟁! 과연 최종 1위를 차지할 팀은? MC 태민의 스페셜 무대까지 11/7(목) FINAL 생방송 1 18:27 50
2544610 이슈 오뚜기 참깨칼제비 출시 예정! 8 18:26 756
2544609 이슈 김세정 인스타그램 업로드 1 18:25 222
2544608 유머 너무너무 슬픈얘기를들엇음ㅠㅠ 10 18:25 1,366
2544607 이슈 장원영×카리나가 한 그룹이 됐을 때 비주얼 3 18:25 652
2544606 기사/뉴스 "바이든-날리면 보도 사과해야" 방심위 3인 제의로 MBC 신속심의 7 18:24 335
2544605 유머 홀린듯 눌러볼 것 같은 카리나 직캠 썸네일들 모음(Ai....) 5 18:24 211
2544604 이슈 <취하는 로맨스 OST Part.1> 'Tipsy On You' - 온앤오프 효진,승준 2 18:22 63
2544603 기사/뉴스 '내일 아침 출근 길 패딩 입으세요'…아침 기온 '뚝' 10 18:22 1,054
2544602 이슈 @ 이 이야기의 시작은 여자 탈의실을 남성들이 주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데서 시작됩니다. 분명히 탈의실이 나누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요. 31 18:22 835
2544601 이슈 tripleS(トリプルエス) ∞! ‘Untitled’ Teaser 0 (Zero) Ver. 18:20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