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페이커’, ‘데프트’가 다시 한 번 롤드컵에 나란히 설 수 있을까.”
이변과 눈물, 대역전 드라마를 피어냈다. 치열하고 뜨거웠던 ‘여름 대전’은 한화생명e스포츠가 정상에 오르며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6년 서머에서 락스 타이거즈(한화생명 전신)가 우승한 후 8년 만이다.
이제 ‘2024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대표 선발전에 시선이 쏠린다. 서머 우승을 차지한 한화생명이 한국(LCK) 1번 시드를 꿰찼다. 챔피언십 포인트가 가장 많은 젠지가 2번 시드다. 남은 두 자리, 3·4번 시드는 선발전을 통해 가려진다. 유럽행 티켓 두 장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첫 포문을 여는 것은 ‘3번 시드’ 결정전이다. 12일 서울 종로구의 롤 파크에서 T1과 디플러스 기아가 맞대결을 펼친다. 승리팀은 3번 시드로 롤드컵 진출 확정이다. 패배팀은 선발전 파이널로 내려가 13일 열리는 KT와 피어엑스 대결 승자와 4번 시드를 놓고 마지막 한판 승부를 펼친다.
자존심을 건 대결이다. ‘디펜딩 챔피언’ T1과 작년 롤드컵 스위스스테이지 ‘탈락’ 고배를 마신 디플러스 기아가 만났다. 올해 전적만 놓고 보면 T1이 매치(플레이오프 포함) 6전 전승을 거뒀다. 디플러스 기아가 T1을 상대로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얘기다. 세트 전적도 T1이 14승2패로 압도적.
그래도 방심은 금물. LCK 서머 정규리그에서는 디플러스 기아가 3위(13승5패), T1이 4위(11승7패)였다. 저력이 있다. 롤드컵 진출이 걸린 승부처다. T1이 디플러스 기아를 상대로 올해 매치 7연승을 이어갈지 아니면 디플러스 기아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에는 KT와 피어엑스가 선발전 파이널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올해 상대 전적을 보면 KT 우세승이다. 총 네 번 맞대결을 펼쳐 KT가 3승1패(세트 기준 7승2패)를 거뒀다. 다만 서머 정규리그 마지막 대결에서 피어엑스가 2-1로 승리했다. 섣불리 결과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 14일 선발전 최종전에서는 12일 패자와 13일 승자가 마지막 남은 유럽행 티켓을 놓고 싸운다.
이런 가운데 LCK 맏형인 1996년생 동갑내기 친구이자, 마포고 동창생 ‘페이커’ 이상혁(T1)과 ‘데프트’ 김혁규(KT)가 롤드컵에 나란히 진출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2022·2023년 롤드컵에서 각각 우승을 나눠가진 두 사람.
이상혁은 지난해 롤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전인미답의 ‘롤드컵 4회 우승’ 위업을 쌓았다. 2022년에서 당시 DRX 소속이던 김혁규가 4번 시드로 롤드컵에 출전해 예선부터 결승까지 ‘기적의 질주’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가 탄생한 배경이기도 하다.
어쩌면 누군가에겐 이번 롤드컵이 ‘라스트 댄스’가 될 수도 있다. ‘96 프렌즈’가 2024 롤드컵에서 다시 한 번 비상(飛翔)할 수 있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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