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의 나이 올해 42세. 아직도 던지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나이는 속일 수 없다. 구속이 점점 느려지고 있다. 돌직구가 이젠 평범한 직구가 돼버렸다. 두들겨 맞을 수밖에 없다.
전반기에는 세이브 부문 1위를 달리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체력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2군으로 내려간 후 복귀했지만 마무리에서 밀려났다. 중간 계투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지만 계속 맞고 있다. 특히 선두 KIA 타이거즈전에서 난타당하고 있다.
그러자 일부 팬들이 '돌부처'인 그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수도 있는 KIA 타자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자 질책하고 있는 것이다. "민폐를 끼치고 있다"라는 팬 입장에서는 당연한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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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40세 넘은 선수가 여전히 경기에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다.
오승환도 축복받은 선수다. 한국, 일본, 미국 무대를 모두 경험한 몇 안 되는 투수다. 게다가, 그는 KBO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다. 최고령 세이브도 달성했다. 모두 이룬 셈이다. '한국의 마리아노 리베라'라는 찬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런 선수가 지금의 부진 때문에 비판받는 것은 좀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세계의 생리상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오승환은 이제 최고의 마무리답게 자신의 야구 인생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
지난해 그는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오자 공을 관중석으로 던진 후(다행히 관중이 없었음) 더그아웃에 들어가서는 냉장고를 발로 차고 글러브를 내동댕이친 후 라커룸으로 들어가버렸다.
자책일 수 있고 자신을 교체한 코칭 스태프에 대한 불만일 수도 있다. '돌부처'답지 않은 그의 돌출 행동에 선수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올해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다. 투수를 교체하기 위해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오자 오승환은 코치에 눈길도 주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코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승환은 이제 여유를 갖고 던져야 한다.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고 경기를 즐겨야 한다. 잃을 게 없지 않은가?
좀 더 잘 던져야겠다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
박수칠 때 물러가는 것보다 아름다운 마무리가 더 중요하다.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425/0000153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