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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해군 부사관으로 일하던 이모(27)씨는 현재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서 소방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씨는 8일 “어릴 때부터 군 조직을 참 사랑했는데, 더는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전역을 신청했다.
군을 떠나기로 한 배경에는 열악한 처우가 있다. 이씨는 7년 차 해군 부사관 봉급이 기본급 130만원에 각종 수당 등을 합해 230만원가량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시간외수당을 최대로 받았을 때 기준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등 다른 직군과 비교하면 부사관의 낮은 연봉은 더 두드러진다. 이씨는 부사관 당시 출항할 때마다 만나는 해경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고 했다.
해경은 일반 공무원과 달리 초과근무수당에 대한 상한이 없다. 이 때문에 기상 악화 등으로 함정근무가 길어지면 야간수당과 휴일수당, 시간외수당이 붙으면서 해경의 실수령 월급이 많이 늘어난다. 현직 해경 봉급표에 따르면 7급 경사의 월급 실수령액은 600만~700만원에 달한다. 이씨는 “똑같이 배를 타는 공무원의 급여가 배 이상 차이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량진에서 소방직 시험을 준비하는 육군 부사관 출신 김모(27)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입직 4년 차 부사관이던 김씨도 200만원 중반인 월급 탓에 군을 떠나기로 했다. 김씨는 “같은 4호봉이어도 군인과 소방의 급여가 200만원과 330만원으로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데, 굳이 군인으로 일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했다.
매년 개선되는 병사 처우와 비교하면 간부 복지는 소홀하게 다뤄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씨는 “내년 병장 월급이 200만원가량인데, 7년 차 부사관 월급이 230만원이면 누가 군 간부를 하겠느냐”며 “부사관 동기 20명 중 아직 군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9명 정도밖에 안되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젊은 부사관들 이탈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육군의 경우 2019년 410명이던 중사 이하 희망전역자가 지난해 920명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군 희망전역자는 약 100명에서 140명으로, 해군은 127명에서 221명으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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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젊은 부사관 이탈이 급감한 군 간부 충원율 및 저출생 현상과 맞물려 국방력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동삼 전 경북과학대 국방체육과 교수는 “거의 병사 수준인 초급 부사관들의 급여부터 정상화하는 게 시급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예견된 안보 공백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