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올 상반기 자동차 수출(외국 업체의 중국 내 생산분 포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5% 급증한 279만 300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491만 대를 수출하며 일본(442만 대)을 제치고 사상 첫 세계 1위를 꿰찬 데 이어 2년 연속 1위를 예고했다. 시장조사 업체 자토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전 세계 신차 판매량도 지난해 1340만 대(전체의 17.9%)로 미국(1190만 대, 15.2%)을 앞지르고 처음으로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일본(29.1%), 2위는 유럽(24.9%)이었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 해외 메이커들이 비야디(BYD) 등 중국 기업들에 밀려 고전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 재편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실제 중국 자동차 기업의 본토 시장 점유율은 2022년 7월 47%에서 올 7월 67%로 껑충 뛰었다.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며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벤츠는 4일(현지 시간) “중국에 140억 위안(약 2조 6000억 원)을 추가 투자해 신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외국 기업의 ‘무덤’이 되고 있지만 세계 최대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읽힌다. 반면 일본의 혼다는 광저우 공장을 10월에 폐쇄하고 우한 공장도 11월부터 생산 중단에 들어갈 계획이다. 2000년대 이후 중국 내수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켜오던 독일의 폭스바겐은 지난해부터 BYD에 1위 자리를 내줬으며 전기차 수요 부진, 중국의 저가 공세에 독일 공장 2곳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는 이어가기로 했다. 폭스바겐과 BMW는 중국 시장에 각각 25억 달러(약 4조 원)를 투자할 방침이다. 전기차 산업의 혁신이 가장 먼저 일어나고 있는 중국 시장을 놓치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우리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과 신흥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각각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는 중국 공장을 활용해 아시아와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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