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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여전히 싸우고 있는 유가족... "윤석열 정권 국가 폭력이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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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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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1일, 윤석열 정권의 이른바 '건폭몰이'에 항의하며 건설노동자 양회동 씨가 분신 항거를 했다. 당시 정권은 건설 현장 개선을 위한 노조 활동을 '공갈'과 '협박' 행위로 규정하며 건설노조를 '폭력집단'으로 몰아갔다. 또한, 압수수색과 구속영장을 남발해 노조원 2000여 명을 경찰 조사했고, 40여 명을 구속했다. 양씨의 선택은 이런 정권의 탄압에 항의하는 절박한 외침이었고, 현실이 변하기를 바라며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 투신이었다.

분신 항거 보름 뒤, <조선일보>는 "건설노조원 분신 순간, 함께 있던 간부는 막지도 불 끄지도 않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함께 있던 민주노총 간부가 마치 '분신 방조'라도 한 듯 묘사하고 있는 명백한 허위보도였다. 기사에는 '독자 제공'이라고 출처를 밝힌 춘천지검 강릉지원 민원실 CCTV 화면이 활용됐다.

보도 직후,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를 인용해 '동료의 죽음을 투쟁의 동력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공격했고, 양씨와 건설노조는 분신을 기획하고 방조한 극악한 집단이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 보도 이후 해당 노조 간부는 보수단체로부터 분신 방조 혐의로 고발까지 당했다.

경찰은 노조 간부의 '분신 방조'건을 무혐의로 결론 냈다. 해당 보도 역시 허위로 결론 났지만, 지금껏 CCTV 유출 경위와 유출 책임자에 대한 수사는 크게 진척된 것이 없다. 양씨의 유가족은 경찰을 향해 관련 수사를 촉구하는 투쟁을 해왔다.

지난 5일, 강원도 춘천시 강원경찰청 앞에서 'CCTV 영상 유출 건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고 공개하라'는 요구를 하며 넉 달째 피켓시위를 하고 있는 유가족 김선희씨를 만났다.

"진상을 밝히는 게 먼저지만..."


- 어떤 마음으로 1인시위를 시작하셨나요?
"남편의 일로 억울하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5월 중순 무렵 CCTV 영상 유출 건이 터졌습니다. 남편은 경찰의 '강압 수사'로 인해 벼랑 끝까지 몰려 그렇게 된 것인데 그 진상이 밝혀지기는커녕 뜬금없는 '분신 방조' 의혹이 불거져 나온 것입니다.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는데 그 기사에는 남편에 대해 '건설 공사 현장 5곳에서 공사를 방해하겠다는 취지로 협박해 8천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라고 쓰여 있었어요.

남편이 경찰 조사를 받으러 다닐 때 제가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어?' 이렇게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덤덤하게 대답했어요. '당신이 알잖아. 내가 받아먹은 게 있어 뭐가 있어. 나는 떳떳하니까 괜찮아.' 이렇게 거듭 말했던 남편의 일이라 저는 그저 괜찮을 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8000여만 원을 부당하게 받아 챙겼다는 혐의는 재판기록을 보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어요. 당시에 남편이 얼마나 억울하고 분통이 터졌을까를 생각하면 정말 미안하고 가슴이 아픕니다.

저는 사실 경찰이 건설노조와 남편을 강압적으로 수사하고 부당하게 탄압한 것, 그 진상을 밝히는 게 먼저이고 윤석열 정권이 국가 폭력을 저지른 것이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본질적인 부분을 건드리지 못하고 현재는 'CCTV 유출 관련 수사 촉구'만 요구하고 있는 게 마음이 아픕니다. 그럼에도 이 문제를 정리하고 넘어가야 더 나아가 '강압 수사' 문제도 밝혀낼 수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1인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남편의 일에 대해 노조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제가 직접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습니다. 제가 남편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는 점이 항상 안타까웠고 가슴이 아팠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했고 '1인시위라도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 CCTV 영상과 함께 분신 방조 의혹을 실은 기사가 보도된 것을 봤을 때 어떤 심정이었나요?
"CCTV 영상이 뉴스에 나왔다는 것은 서울대병원에 있을 때 누군가에게 전해 듣고 알았습니다. 애들 아빠가 그렇게 되고 나서 집에서 TV를 켜지 못했어요. 혹시라도 뉴스에 애들 아빠 소식이 나올까 봐 노심초사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너무 큰 충격이 될 것 같아 최대한 숨기고 싶었고 그래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얘기했었습니다.

그런데 장례 직후 아들이 휴대전화를 보다가 아빠의 죽음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저에게 '엄마, 분신이 내가 생각하는 그 분신이 맞아?'하고 물었습니다. 제가 맞다고 하니 '아빠 너무 고통스러웠겠다. 고통 중에 가장 큰 고통이 분신이라는데…'라고 얘기했어요. 그때 그 순간만 생각하면… 지금도 억장이 무너져 내립니다."

- 이 투쟁은 언제부터 시작하셨고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요?
"6월 초부터 시작했습니다. 강원경찰청 앞에서 매주 1회 진행하고 한 달에 한 번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제 남동생과 둘이 했어요. 그런데 7월경부터 촛불행동에서 결합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건설노조 강원지역본부와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진보당 춘천지역위원회에서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동생이랑 둘이 할 때는 점심도 김밥 한 줄로 때우고 서너 시간씩 피켓시위를 했는데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미안한 마음에 지금은 1시 정도에 끝내고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둘이 할 때는 혼자 서있어야 할 경우도 있고 때로 곱지 않은 시선을 마주할 때면 외로움도 더 크게 느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공감을 해주시고 함께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정말 감사하고 큰 힘이 됩니다."

"많은 시민분의 관심과 응원 절실"

- 1인시위를 하면서 겪은 인상적인 일이 있나요?
"무엇보다 1인시위를 할 때 지나가는 시민분들의 '힘내세요'라는 말 한마디, 클랙슨(자동차 경적) 소리 한번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8월에는 남편이랑 속초에서 일을 함께했다는 분이 지나가다 보시고 근처에 차를 세운 채 커피를 사서 건네주고 가시기도 했어요. 저희 유가족에게는 많은 시민분의 관심과 응원이 절실합니다."

- CCTV 유출 건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1인시위 이외에 다른 행동을 한 것이 있나요?
"6월 중순에는 CCTV 유출사건 수사 진행 과정에 대해 공개하고 동시에 수사를 빨리 진척시키라는 요구를 담은 진정서를 강원경찰청에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답변도 들은 것이 없어요. 또, 법원을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 신청을 해보려고 변호사에게 문의했는데 수사 중인 사건이라 어려울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지난 7월, 서울경찰청 관계자가 '관계 공무원을 30여 명 이상 조사했고 피고소인 중 3명을 조사했다'라고 답변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었는데 그것 말고는 그 어떤 정보도 공개된 것이 없습니다. 이 사건이 이렇게 수사가 오래 걸릴 일인가요? 정말 답답하고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445355?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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