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 벤치와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와의 '욕설 충돌' 진실 공방이 펼쳐질까. 현장에 있었던 특정 KIA 코치가 페라자에게 욕설을 했다고 의혹받는 상황 속에서 KIA 구단은 이와 관련해 입장 정리 및 발표를 고민 중이다.
해당 상황은 지난 5일 광주 한화-KIA전에서 발생했다. 이날 페라자는 10회 초 타석에서 3구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KIA 선수단과 벤치를 향해 삿대질을 하는 강한 제스처와 큰 불만을 내비쳤다.
KIA 관계자는 경기 뒤 "8회 초 수비 상황에서 김도영 선수와 페라자 선수의 충돌 상황이 발생한 뒤 우리 선수단이 페라자의 주루 행위를 두고 그라운드 위에서 언쟁을 펼쳤다. 그리고 10회 초 페라자 선수 타석 때는 우리 팀 벤치 쪽에서는 아무런 소리나 행위가 나오지 않았다고 들었다. 물론 상대 팀의 입장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어지럼증 증세를 크게 겪은 김도영은 6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결장했다.
페라자의 돌발 행동과 관련한 한화 입장은 다음 날인 6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사령탑의 입에서 나왔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6일 엑스포츠뉴스 등 현장 취재진과 만나 "사실 이쯤 되면 순위가 몇 팀이 결정이 나야 하는데, 1위는 1위 대로 빨리 결정하고 싶고, 밑의 팀들은 그 팀 대로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상황이다. 중요한 건 누구나 마찬가지고, 우리 팀이나 상대 팀이나 주전 선수가 지금 부상을 당하는 건 서로 가슴 아픈 일이다"라고 조심스럽게 운을 띄웠다.
김 감독은 "특히 김도영 선수는 전국구 팬을 갖고 있고, 우리 한국의 스타인데 부상을 당해서 나도 놀랐다"고 말한 뒤 이내 "그런데 아쉬운 부분은, 페라자가 왜 이렇게 흥분했는지 내가 통역을 통해 물어보니 페라자도 놀라서 쓰러진 선수에게 사과하는 장면에서 (상대) 벤치에서 욕이 나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페라자는 뛰는데 타구가 공교롭게도 그쪽이었던 건데, 그런 부분을 가지고 고의성이 있다고 얘기하는 건 아닌 거 같다"며 "자기 팀 선수도 귀하고, 또 상대편도 안 볼 사이도 아니지 않나. 올해 시즌 끝났다고 돌아서면 안 볼 팀도 아니다"라며 "페라자가 흥분한 부분에 있어서는 경기를 마치고 수석끼리 통화를 한 것 같다. 이쯤에서 잘 마무리를 했으면 한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KIA 벤치에서 욕설이 나와 페라자가 흥분했다는 게 한화 측의 입장이 됐다. 그리고 이후 이어진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특정 KIA 코치가 8회 초 그라운드로 나와 페라자를 향해 욕설을 했다는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정말 욕설을 들었다면 페라자도 흥분할 만하다는 일부 여론까지 생성됐다.
하지만, 엑스포츠뉴스 취재 결과 8회 초 당시 그라운드 위에서 특정 KIA 코치가 욕설을 했다는 '팩트'가 불확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야구계 관계자 A는 "페라자에게 욕설 의혹을 받는 해당 KIA 코치가 매우 억울하다는 뜻을 구단에 전한 것으로 들었다. 김도영 선수가 그날 두 차례나 수비에서 위험한 충돌 상황을 겪었기에 '이런 상황에서는 주루하는 선수가 밖으로 크게 돌아가는 게 맞다. 안 그러면 수비수가 크게 다친다'는 점만 강조했다고 해명했다더라. 만약 그 코치가 정말 욕설을 했다면 양 팀의 수많은 선수와 코치가 모였던 8회 초 그 상황에서 바로 큰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야구계 관계자 B는 "페라자가 8회 초 당시 상황이 아닌 이후 10회 초 타석에서 흥분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8회 초 충돌 상황이 정리된 뒤 통역이 더그아웃에서 페라자에게 다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겼을 수도 있는 것"이라며 "그런 오해 속에 특정 코치가 욕받이가 되는 게 아닐지 우려스럽다"라고 바라봤다.
KIA 구단도 한화 측의 입장이 나온 만큼 욕설 의혹에 대해 입장 표명을 고심 중이다. KIA 관계자는 "구단 내부적으로 벤치 욕설 의혹에 대한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정리하는 과정에 있다. 7일 경기 전 (벤치의 욕설 의혹과 관련한) 우리 구단의 공식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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