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성혜 대한치매학회 이사장
-치매 진단을 받으면 여전히 숨기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병을 숨길수록 더 빠르게 나빠진다. 치매는 뇌 인지 기능이 떨어져 스스로 어떤 일을 판단·수행하기 힘들어지는 질환이다. 자신의 이름을 잊어버리고 가족도 알아보지 못한다. 외출했다가 길을 잃고 집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나이가 들수록 암보다 무서운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치매라는 질병 자체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가족을 괴롭히는 병이란 부정적인 편견 대신 함께 생활하면서 동행해야 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치매와 함께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독립적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밥 먹기, 옷 입기, 세수·양치하기 같은 기본적인 일상조차 수행하지 못하면 옆에서 돌보는 보호자의 삶의 질도 함께 떨어진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치매 환자 수가 증가하면서 국가·가족의 부담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걱정스럽다. 치매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떨어지면 돌발 행동으로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치매 중증도를 낮추려면 남아 있는 뇌세포를 자극해 증상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돕는 인지 중재 치료가 필수다. 대한치매학회에서 치매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유지를 강조하는 일상예찬 캠페인을 2012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진행하는 이유다. 올해도 서울·경기도 지역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모집한 치매 환자와 보호자 200여 명이 일상예찬 캠페인에 참여했다.”
-올해 일상예찬 캠페인은 어떻게 이뤄졌나.
“치매는 일상에서 오감을 통해 뇌를 지속해서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치매학회에서 국립현대미술관과 10년째 매년 미술을 활용한 인지 중재 치료를 진행하는 배경이다. 갑작스러운 돌발 행동으로 외출이 힘든 치매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올해는 ‘일상예찬_함께 만드는 미술관’을 주제로 치매 환자와 보호자의 인지 중재 치료를 지원했다. 올림픽공원, 대전엑스포공원, 선유도공원 등의 조경을 담당했던 정영선 조경가가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를 주제로 진행한 전시를 보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야외 공원에 직접 조성한 정원을 걷고 화분에 씨앗을 심으면서 과거 기억을 되짚으며 대화한다. 그 자체가 오감을 자극하는 인지 자극 치료다. 뇌의 예비 용량(Connitive reserve)을 늘려 치매 진행을 늦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한치매학회는 일상예찬 캠페인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을 토대로 치매 환자를 위한 미술관 교육 콘텐트도 개발하고 있다. 오는 10월부터는 유튜브 ‘기억을 부탁해’라는 채널로 집에서 실천하기 좋은 운동법도 소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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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예방을 위해 실천해야 할 것은 없나.
“특별한 것은 없다. 다 알고 있는 것이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 등 만성질환을 더 철저히 관리하고, 땀이 날 정도로 몸을 움직이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지인과 만나 대화하면서 사회 활동을 지속하고, 술·담배는 줄이고,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실천하는 것이다. 오늘 날짜가 며칠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 줄로 매일 일기 쓰는 것도 좋다. 뇌 활성도를 높여 치매 진행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를 꾸준히 잘 실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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