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정현 기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홍명보 신임 감독을 향한 야유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에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축구 대표팀은 객관적인 전력 우위인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FIFA 랭킹 96위에 불과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10년 만에 복귀전을 치른 홍명보호는 전반부터 패스 미스와 수비 실책이 이어지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특히 팔레스타인이 작정한 듯 4-4-2 전형으로 깊이 내려서 두 줄 수비를 갖춰 한국 공격진이 쉽사리 공간을 찾지 못했다. 왼쪽에 손흥민, 오른쪽에 이강인을 중심으로 측면 공격이 활발했지만, 전반에는 슈팅까지 가는 빈도가 적었다.
중앙에 주민규가 선발 출장했지만, 연계 과정에서 수비진과 중앙 미드필더의 방해가 거세게 몰아치면서 영향력이 크지않았다. 결국 한국의 공격은 계속 측면으로 밀려났고 얼리 크로스를 시도하거나 측면에서 이강인과 황인범이 패스를 주고받으며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공격 전개가 시도됐지만, 마무리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전반에 유효 슈팅 1개에 그친 한국은 후반에 오세훈, 황희찬, 이동경 등 공격적인 카드를 계속 투입했지만, 결국 마무리에실패했다. 한국은 후반에만 슈팅 1개, 유효 슈팅 4개를 기록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축구 통계 업체 폿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풀타임 활약하면서 슈팅 3개, 기회 창출 3회 등을 보였지만, 유효 슈팅 0개, 빅찬스미스 1회, 볼뺏김 2회 등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경기 결과에 대해 "이기지 못할 때는 누구보다 아쉽고 누구보다 괴로운 밤이 될 것 같은데 선수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고 그런 와중에서도 정말 찬스도 많이 만들고 안 좋은 부분만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 예선이라는 게 상대 팀도 원정 경기에 온다면, 또 한국을 상대하는 상대 팀이라면 오히려 더 촘촘하게 서서 골을 안 먹으려고 노력하는 부분들에 있어서 저희가 풀어야 할 숙제들이 좀 남아 있는 것 같고 당연히 괴롭지만 절대 실망감을 가져서는 안 될 것 같다. 이제 한 경기 치렀고 저희한테는 9경기 동안 매 경기 최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기회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그 경기들을 잘 준비해야 될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홍 감독에게 많은 야유가 쏟아진 것이 부담되진 않았는지 묻자, 손흥민은 "속상하다. 사실 속상하고 많은 팬분들의 입장을 내가 대변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많은 팬분이 항상 생각하는, 원하시는 감독님들이 분명히 있었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만, 선수들도 감독님이 결정된 와중에 선임이 되는 과정에서 감독님의 옷을 입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결과를 바꿀 수 없는 부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까 경기 끝나고 나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주장으로서, 또 팀을 또 생각한다면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리는 게, 어떻게 보면 나는 팀원들을 위해서 그런 말을 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또 "그래서 감독님에 대해서 선택이 좋다, 안 좋다, 분명히 생각하실 수는 있겠지만 이미 결정된 과정에서 저희가 바뀔 수 없는 부분들이고 저희가 끝까지 계속 믿고 가야 되는 부분들이 어디까지나 있기 때문에 어렵지만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김)민재 선수 같은 그런 케이스가 다시는 나오면 안 되잖아요. 팬과 선수들의 관계가 좋아야 하고 팬과 축구라는 어떻게 보면 하나로 뭉쳐서 경기장에 오셔서 정말 대한민국이라는 팀이 승리하기를 원하는 자리로 응원하러 오셨는데 안 좋은 분위기보다는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한테 조금씩 한마디씩만 좋은 얘기들, 좋은 격려들만 해 주시면 선수들이 정말 팬들의 원동력으로 정말 진짜 힘들 때 한 발씩 한 발씩 더 뛸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생긴다"라고 응원을 당부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홈에서 경기하는 때만큼은 저희가 저희의 적을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하고 저희가 상대 팀을 무너뜨리는데 어떻게 하면 더 큰 도움이 될까, 한번 선수로서도, 팬분들의 입장에서도 한번 생각해 보시면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경기 후 홍 감독이 어떤 말을 해줬는지 묻자, 손흥민은 "일단은 감독님께서 특별한 말씀보다는 감독님께서도 쉽지 않으셨을 텐데 어려운 한마디, 한 마디씩을 꺼내시는 것 자체가 어려우실 것 같더라. 선수들한테 잘했다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씀을 해 주셨고 많은 격려를 해 주셨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제 대표팀은 하루 휴식을 취한 뒤, 7일 0시에 오만 원정길에 오른다 대표팀은 오는 11일 오후 11시 오만 무스카트에 있는 술탄 카부스 종합운동장에서 오만과 2차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오만이라는 원정길을 나서게 되는데 이제는 홈에서 하는 경기도 쉽지 않은 것만큼 원정 경기는 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근데 단 한 가지 좋은 점은 그라운드 컨디션이 원정 경기가 좋다는 건데 어찌 보면 한편으로는 안타깝다고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잔디 때문에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오늘 같은 어려운 컨트롤 하는 데도 있어서 어렵고 드리블하는 데도 있어서 어려운 상황들이 나오는데 팬분들의 눈에도 저희가 좋은 경기, 빠른 속도의 경기를 못하는 것들이 아쉽다고 생각을 한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손흥민은 "그런 부분들이 홈에서 할 때만큼은 많이 개선됐으면 좋겠다. 하루 빨리라도 개선이 됐으면 좋겠고원정에서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저희가 해야 될 것들, 저희가 할 것들을 규칙적으로, 규율적으로 한다면 좋은 경기할 수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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