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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연기에 목숨건 '유어 아너' 손현주, 더 고생하고 싶다는 이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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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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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지 않으면 우리 같은 인물을 가진 사람은 살아남기 쉽지 않아요"

웃으며 말했지만, 그만큼 절실하게 연기를 했다는 사실이 느껴졌다. '더 고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조언을 받아들여 선택한 '유어 아너'.  손현주는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연기했다. 이제는 편한 걸 할 때가 됐다는 욕심을 조심스레 내비쳤지만, 이렇게 목숨 걸고 연기를 한다면 시청자들은 조금은 더 고생하길 바랄 확률이 높다.

지니TV 오리지널 시리즈 '유어 아너'(극본 김재환, 연출 유종선)는 아들의 살인을 은폐하는 판사와 아들의 살인범을 쫓는 범죄 조직 보스, 자식을 위해 괴물이 되기로 한 두 아버지의 부성 본능 대치극을 담은 작품이다.

손현주는 올곧은 신념과 정의로운 사명, 따뜻한 성품으로 모두의 존경을 받는 판사 송판호 역을 맡았다. 오점 하나 없는 성공적인 삶을 살던 송판호는 한 순간의 실수로 살인자가 된 아들 송호영을 지키기 위해 사건을 덮기로 결정한다.

첫화 1.7%의 시청률로 시작했던 '유어 아너'는 점차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을 4.7%까지 끌어올렸다. 2회차를 남겨둔 지난 5일 손현주는 서울 상암동 한 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손현주가 '유어 아너'의 대본을 받은 건 재작년 말이다. '유어 아너'는 이스라엘 드라마를 원작으로 미국에서 리메이크될 정도로 탄탄한 작품성을 가진 작품이다. 한국판 '유어 아너 역시' 탄탄한 작품성을 자랑했지만, 손현주가 '유어 아너'를 선택한 건 오랜 시간 함께 한 매니저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

"매니저와 10년 이상 함께 했는데 저한테 '선배는 고생하는 역할을 해야 돼요'라고 말하거든요. 10년 전 '추적자'에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 뒤로 쉬운 역할은 안 들어오더라고요. 그래도 얼마나 고생스럽겠냐는 마음에 '유어 아너'를 선택했어요. 역시 심정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는데 보람도 있었어요. 다시 이런 작품이 나오면 똑같이 최선을 다할 것 같아요. 결말이 어떻게 보여질지는 모르겠지만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원작과 리메이크판 까지 존재하지만 드라마가 전개되는 방식은 다르다. 손현주 역시 원작이나 리메이크에 의존하기보다는 대한민국 상황에 맞춰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여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스라엘 드라마와 미국판 리메이크 둘 다 보지 못했어요. 표민수 감독에게도 물어보니 원작을 볼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매니저는 미드를 봤더라고요. 우리로 치면 송판호 역을 맡은 인물이 노숙자 차림으로 허름하게 있는 스틸 한 컷을 보여줬는데 강렬했어요. 원작은 아버지가 부드럽게 나간 부분이 있나 보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대한민국 정서상 그렇게 가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내 아들을 감추기 위해 매달리고, 때로는 아들이 밉기도 한데 그런 걸 제 방식대로 풀어나가려고 했던 것 같아요."


대본을 받고 출연을 결정했지만, 정작 촬영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렷다.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꼬박 1년을 기다려야 했다. '유어 아너'를 기다리다 tvN '세작, 매혹된 자들'의 주요 캐릭터를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지난해 촬영이 됐어야 하는 작품이에요. 재작년 말에 대본을 받았는데 여러 요인들로 인해 좀 늦어졌어요. 그래서 작년에 제가 한 게 없어요. '세작' 조남국 감독이 여러 배역을 제안했는데 스케줄 상으로 중복되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16부작은 못하고 카메오라도 할 수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신세경 씨의 아버지 역할로 나와 3회에 유배가고 끝났어요. 김명민 씨도 아마 기다렸을 거예요. 참 어렵게 나온 드라마죠. 제가 나온 드라마는 항상 어려웠어요. '할 수 있을까?' '못할 것 같다?' '할 수 있다?' 이런게 반복됐어요. 이번에도 '못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결과물을 보니 안도가 되고 안심이 돼요."

겨우 촬영을 시작했지만 고난은 이어졌다. 특히 송판호는 심리적인 딜레마를 계속해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심리가 힘들면 육체가 따라가거든요. 어떻게 표현하고 접근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시청자는 알아도 옆에 있는 사람은 모르게 표현해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들키지 않고 감출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전형적인 클리셰를 만나도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보여지는 것도 싫어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여기에 개인사까지 겹쳤다. 촬영 중이던 지난 6월 18일 친형인 사진작가 손홍주 씨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손현주는 "요즘에서야 형 생각이 많이 난다"며 애틋함을 전했다. 

"연천에서 촬영을 하는데 제 형이 갑자기 (하늘나라로) 갔어요. 발인까지 하고 촬영에 합류했는데 여러 마음이 교차하더라고요. 요즘에서야 형 생각이 많이 나는데 아마 잘 보고 있을 거예요. 마지막 방송까지 보고 형한테 가보려고요. 그렇게 관심 있어 하던 '유어 아너' 어떻게 봤냐 묻고 싶어요. 저도 멀지 않은 것 같은데 올라가면 또 같이 사진 찍고 재미있게 놀아볼 수 있겠죠." 


손현주의 대척점에서 살인범을 쫓는 범죄 조직 보스 김강헌은 배우 김명민이 맡았다. 남다른 연기력을 자랑하는 손현주와 김명민의 조합은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저도 꼭 만나고 싶었어요. 소중한 인연이 하나 더 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굉장히 진중한 사람이고 다시 한번 만나고 싶고 만나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두 사람음 화면을 뚫고 나오는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에게 '연기 차력쇼'를 펼치는 것 같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손현주는 대결이 아닌 함께 가는 것이라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촬영 기간이 1년 이상 지체됐지만, 오히려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예전이라면 1~2부에 융단폭격하듯 퍼부을 텐데 우리는 진정성을 드러내자 그러면 그 후에는 궁금해서라도 따라올 것이다라고 이야기했어요. 연기 대결이라고 말씀해 주시는데 사실은 같이 가는 거예요. 드라마 바깥에서는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데 촬영만 시작하면 두려워지고 무서운 감정을 끌어오는 거죠."

두 사람뿐만 아니라 각자의 아들을 연기한 김도훈과 허남준 역시 인상적인 연기를 보였다. 손현주는 "버릴 인물이 없다"며 아낌없는 칭찬을 전했다. 

"저희끼리는 '후니와 주니'라고 부르는 데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는지 지켜보세요. 허남준은 흔히 말하는 클리셰가 없어요. 저도 보면서 배울 때가 많아요. 도훈이 역시 마찬가지예요. 주변 사람들한테는 6부 이후의 도훈이를 유심히 보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어쩔 때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연기를 해요. 사실 저는 선배들이 스펀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설사 준비가 안 되고 약속이 안 되있더라도 시퀀스를 알고 있으니 받아주면 된다고요. 저는 그 나이 때 마음껏 못했는데 이 친구들은 마음껏 연기했으면 좋겠어요. 기존에 해왔던 연기를 하는 친구들이 아니라 굉장히 발전 가능성이 많은 친구들이에요. 


손현주의 연기 커리어는 2012년 '추적자 더 체이서'를 기점으로 크게 변화한다. 그전까지 주로 소시민적 인물을 연기했던 손현주는 '추적자'의 성공을 기점으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연기하게 됐다. 물론 권력만 가졌을 뿐 상황 자체는 쉽지 않은 인물들이 많았다. 손현주는 이러한 연기에 대해 "목숨 걸고 했다"며 돌아봤다.

"언제부터인가 무거운 드라마를 하게 되더라고요. 배우에게 어떤 주기가 있는 것 같은데 '추적자' 이후로는 그렇게 흘러가더라고요. 다른 걸 하고 싶어도 그런 것만 들어오더라고요. 직업도 다들 편치 않았어요. 대통령이지만 도망 다녀야 하고 국세청장인데 심리적으로 몰리다 보니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하고요. 제가 그렇게 잘생긴 얼굴이 아니기 때문에 고난과 고통이 따르는 배역을 주시는 것 같아요. 대학로에서 방송으로 넘어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목숨을 걸고 있어요. 목숨을 걸지 않으면 우리 같은 인물을 가진 사람은 살아남기 쉽지 않거든요. 저도 잘생기고 싶어요."

'더 고생해야 한다'는 매니저의 조언을 받아들여 성공을 이뤄낸 손현주는 매니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다만 코미디처럼 조금은 가볍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역할에도 역심을 드러냈다.

"그전에는 커피 자판기 관리인, 직업이 없는 사람, 근근이 빌어먹는 사람, 처가집에 빌붙어 살지만 정신 못 차리는 사람들을 연기했었는데 말이죠. 그런 연기를 하면 몸이 풀어지는데 제가 나이도 있다보니 그런 편한 역할을 할 때가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요즘 친구들은 제가 코미디를 했던 걸 모를 수도 있는데 해보고 싶어요. 지금이 많이 힘든 시기다 보니 제 나름대로 웃음도 드리고 싶어요."

총 10부작으로 아직 2부가 남아있기 때문에 자체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조심스레 시즌2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손현주는 결말에 대한 약간의 스포를 남기며 시즌2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결말은 답답하게 보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이제는 선과 악이 없어졌잖아요. 만약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이제는 반성할 때'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과연 반성을 할 것인가, 그렇다면 어떻게 반성하고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465/0000008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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