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홍명보호의 첫 경기를 무승부로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 속에 사령탑에 오른 홍 감독에게는 시원한 승리가 필요한 한판이었다.
그러나 전반전에는 답답한 공격에 스스로 발목 잡혔고, 후반전에는 손흥민(토트넘), 이강인 등이 좋은 득점 기회를 잡고도 이를 날려버리면서 결국 승점 1만 따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경기 전 홍 감독이 전광판에 소개될 때 팬들은 커다란 야유를 보냈다.
90분 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불린 뒤에도 팬들은 홍 감독에게 야유했다.
승리하지도 못하고, 제대로 된 팬 응원도 못 받으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도전을 시작하게 된 태극전사들이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강인은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강인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로서 많이 안타깝고,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감독님이 저희와 함께하게 되었고, 오늘이 첫 경기였는데, 응원이 아닌 야유로 시작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선수들은 100% 감독님을 믿고, 감독님을 따라야 하고, 충분히 감독님이 우리를 꼭 이기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실 거라고 믿고 있다"면서 "저희는 100% 따를 거고, 앞으로 감독님과 함께, 코칭 스태프와 함께 좋은 축구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축구 팬 여러분들 당연히 많이 아쉽고, 많이 화가 나겠지만, 그래도 꼭 더 많은 응원과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강인은 후반 15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이 내준 패스를 노마크 상황에서 받았으나 그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날린 왼발 슈팅은 골대 위로 허무하게 빗나갔다.
이강인은 이런 기회를 좀처럼 놓치는 법이 없는 선수다.
이강인은 "형들이 너무 잘 만들어줬고, 다 같이 열심히 했는데,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면서 "힘들게 준비한 모든 분에게 너무너무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앞으로는 그런 찬스가 오면 더 잘 살릴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나라를 대표하는 축구장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울 정도로 잔디 상태가 나쁘다.
한 기자가 부정확했던 슈팅에 잔디 영향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자 이강인은 "더 좋은 환경에서 축구하면 더 좋겠지만, 잔디 탓은 진짜 하고 싶지 않다"면서 "그걸 넣지 못해서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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