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2천명 증원으로 비롯된 의정갈등으로 특히 응급의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병원마다 의료진이 부족해 환자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119 대원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명절에 응급환자가 평소보다 더 많이 발생하는 추세라 119 구급대원의 고충이 클 수밖에 없다.
119 구급대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평상시 같으면 도저히 발생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경남에서 응급환자를 받을 병원 응급실이 없어 부산·대구뿐만 아니라 대전까지 알아보고, 심지어 인천까지 환자를 보내는 사례도 있었다.
ㄱ대원은 "이전에도 뺑뺑이가 간혹 있기는 했지만, 의정갈등 이후 너무 많아졌다"라며 "의료 인력이 없다 보니 (환자를)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남에서 발목 절단됐던 응급환자가 경남지역 병원에서 받을 수 없다고 해 '뺑뺑이'를 돌다가 대구로 간 사례가 있고, 지난 8월 말에는 경남 지역에 사는 환자가 해당 지역에서 야간에 응급실 진료가 되지 않아 부산, 대구, 대전 지역 병원을 알아보다 결국에 인천 지역 병원으로 갔던 사례도 있다.
ㄱ대원은 "뇌졸증 환자는 빨리 진료를 해야 하는데, 경남에 있는 상급병원에 연락을 했지만 해당 과목의 의사가 없다거나 다른 환자 수술 중이라고 해서 난감한 사례도 있었다"라며 "하는 수 없이, 이전에 구급대원 교육하러 왔던, 마산에 있는 민간병원 의사가 생각이 나서 연락해 급히 그 병원으로 옮겼던 적이 있다"라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뺑뺑이' 상황에서 먼 병원으로 응급환자를 이송했던 여러 사례를 설명한 ㄴ대원은 "부산·대구 지역 병원에 알아보기는 예사고, 대전뿐만 아니라 심지어 경기도 일산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한 사례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다른 지역 병원 응급실도 비슷해서 환자를 잘 받지 못 하지만, 알면서도 하는 수 없이 전화를 걸고 사정을 할 수 밖에 없다"라며 "기본적으로 현재 응급실에 의사가 부족하다 보니 생기는 문제가 크다. 명절에는 응급환자가 더 많은데, '다가오는 추석이 겁난다'고 하는 대원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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