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술은 언제나 일반 마약과 완전히 다른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술을 마시는 것이 마약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고집한다. 사회도 그렇게 여긴다. 그러나 음주자 대다수의 경우 음주는 마약을 흡입하는 것이며, 그 상태는 마약 중독이 분명하다.”
어제 저녁 한 잔했다거나, 오늘 저녁 술약속을 잡아두었다면 너무한 소리로 들릴 수 있다. 중독치료 전문가이자 건강한 섭식, 중독 치료 등에 관한 베스트셀러 16권을 쓴 제이슨 베일은 신간 ‘술의 배신’에서 “우리는 아주 어려서부터 음주는 좋은 것이고, 정상적인 행위라고 길들여지고 세뇌당했다”며 쐐기를 박는다.
그는 “대다수 음주자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해소할 방법이 없다고 믿는다”며 “사실 술은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마약인데 겉으로 용기와 행복, 자신감, 긴장 완화, 스트레스 해소를 해주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저격한다. 실제로 술을 진탕 먹고나면 헛소리를 늘어놓거나 해서는 안 될 실수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저자는 “이것만 보아도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오히려 생겼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술이 마약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지만, 현실은 비싼 술에 열광하고, 주량이 세면 멋진 사람으로 치켜 세워진다. 이 현실은 결국 “미디어와 광고가 쌓아올린 결과”라고 저자는 말한다.
“주류업은 세계적으로 아주 거대한 산업이고, 광고에서 허락하는 유일한 오락용 마약이다. 그래서 주류업계는 술 광고를 절대 멈출 생각이 없다.”
고급 잡지는 전면 술 광고로 가득하고, 그 광고들은 맥주잔을 신나게 부딪히는 쿨한 젊은이들, 와인잔을 든 우아한 여성들, 위스키를 즐기는 호쾌한 사업가들의 이미지가 넘친다. 한 광고는 젊은 남녀가 등장해 최고급 와인을 마시고, 그런 그들을 모닥불과 감미로운 음악이 감싸 안는다.
저자는 사실 이 자리에 술이 없었어야 진정한 ‘로맨틱, 성공적’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는 “술을 마시지 않아야 그 상황에서 모든 것을 기억하고 모든 감각과 순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며 “알코올은 감각을 무디게 만들어 무엇도 느낄 수 없게 된다”고 일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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