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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지구 망치는 상술 멈춰" 하이브 응답 촉구한 케이팝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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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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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 포토카드·팬사인회 응모권 등 앨범 사재기 유도 여전
케이팝포플래닛, 하이브 본사서 '플라스틱 앨범의 죄악'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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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포플래닛
[서울경제]

"팬 사인회에 가서 '최애 아티스트'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똑같은 앨범을 백 장 넘게 구매해 집에 박스채로 쌓아 놓고 있죠." 하이브 소속 그룹의 팬이라는 김나영(23·가명)씨의 이야기다. 하이브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아티스트 앨범에 무작위로 포토카드를 넣거나 표지만 바꾼 다양한 앨범을 출시해 ‘앨범 사재기’를 부추겨 왔다.

이와 관련, 최근 일부 팬들을 중심으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케이팝(K-POP)을 지향하는 팬들의 기후 운동 단체인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이하 K4P)은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 앞에서 케이팝 업계의 환경 보호 노력을 촉구하는 '플라스틱 앨범의 죄악' 캠페인을 벌였다. 이날 K4P는 "지난 8월 국내외 케이팝 팬 1만2000여 명이 참여한 설문에서 앨범을 많이 구매할수록 팬사인회 참여 확률이 올라가는 마케팅(42.8%)이 하이브의 '최악의 상술'로 꼽혔다"며 "다량의 앨범 구매를 유도해 환경을 오염시키는 악성 마케팅을 즉각 중단하라"고 외쳤다. 이 같은 마케팅에 저항한다는 의미를 담아 꼭두각시가 줄을 끊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하이브를 비롯한 엔터사들은 중복 구매를 부추기는 마케팅으로 앨범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표지만 바꾼 다양한 앨범을 출시하는 사례, 앨범에 포토카드를 무작위로 넣어 원하는 포토카드가 나올 때까지 앨범 구매를 유도하는 '랜덤 포토카드', 앨범을 많이 살수록 당첨 확률이 올라가는 팬사인회 응모권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수년간 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지만 업계의 행태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지난 3월 국내외 케이팝 팬 1만 4000여 명이 참여한 K4P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CD 앨범 패키지에 랜덤으로 들어 있는 케이팝 아이돌 멤버의 사진인 포토카드 수집을 위해'(36.5%),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팬사인회 등 이벤트에 참석할 기회를 높이기 위해'(27.7%) 여전히 똑같은 앨범을 여러 장 구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디지털 스트리밍 시대임에도 실물 케이팝 앨범의 판매량이 급증한 배경이다. 2014년 737만 장 수준이던 400위권 합계 앨범 판매량(서클차트 기준)은 지난해 1억 1577만장으로 늘었다. 동시에 엔터사들의 플라스틱 사용량도 늘어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우원식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엔터사들이 CD와 포토카드, 포장 비닐 등 실물 앨범 제작에 사용한 플라스틱은 801.5톤으로 2017년 55.8톤 대비 14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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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K4P가 '죽은 지구에 케이팝은 없다' 캠페인을 시작한 후 친환경(FSC) 인증 종이·생분해 소재 등을 적용한 앨범도 출시됐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인 CD는 경제성이 없어 재활용이 되지 않고, 포장에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PVC)은 재활용 과정에서 나오는 유독성 물질을 처리할 국내 시설이 부족해서다.

이다연 K4P 캠페이너는 "하이브가 변화를 주도하는 책임감을 보이고 케이팝 업계 전체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2023년 실물 앨범 판매고 4360여만 장을 기록한 업계 선두인 만큼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하이브가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2022~2023년 사이 앨범 제작에 사용한 플라스틱 역시 77.9% 늘었다. 또 한국ESG기준원(KCGS)이 4대 엔터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지속가능경영 평가에서도 하이브는 환경 부문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속가능한 엔터테인먼트를 위하여'라는 하이브의 비전을 무색할 정도다. K4P는 지난 8월 온라인 투표 결과와 함께 '악덕 마케팅' 중단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하이브에 보내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케이팝의 책임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신을 엔하이픈 팬이라고 밝힌 마티유 베르비기 미국 카네기멜론대 한국학 객원교수는 "최근 엔터사들이 친환경 노력으로 내세우는 콩기름 잉크, 재활용 소재 사용은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들 기업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엔터사는 팬사인회 이벤트 참여 방법을 바꾸고, 포토카드 수집을 위해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다른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아티스트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모인 단체 '뮤직 서스테이너블리티 얼라이언스의 커트 랭어 이사는 "해외에서도 케이팝이 음반 판매를 위해 만든 마케팅을 모방하다 보니 플라스틱 CD와 DVD를 위해 더 많은 화석연료가 추출되고 있다"며 "이제는 케이팝이 가진 영향력으로 산업을 친환경적으로 이끌어야 할 때"라고 했다.

한편 하이브는 국내외 케이팝 팬들의 요구를 담은 공개서한에 아직까지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다연 캠페이너는 "팬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케이팝 산업은 없었을 것"이라며 "하이브가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길 바라며, 악성 마케팅을 중단하라는 요구에 대한 답변을 들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케이팝 팬 민노나는 “좋아하는 아이돌의 음악을 응원하면서 지구에서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하이브를 비롯한 케이팝 회사들이 플라스틱 앨범 폐기물의 영향과 과대 마케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으면 좋겠다”며 "하이브가 과감한 결단을 내려 더 나은 지구를 만드는 데 앞장설 수 있다고 믿으며, 이는 우리 아이돌의 음악처럼 거대하고 긍정적인 움직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ttps://naver.me/5D884UW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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