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Q 두 작품이나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파친코> 시즌 2,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여기에 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도 준비 중이죠? 이쯤 상현 씨의 마음은 어떤가요?
SH 기대가 크죠. 막 들썩이거나 큰 감정이 요동치는 건 또 아닌데, <파친코> 2랑 <대도시의 사랑법> 같은 경우엔 오래전에 찍은 작품이어서 기대가 더 큰 것 같아요. 오래 기다린 만큼, 날짜가 점점 다가올수록, 더 그래요.
GQ ‘백이삭’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됐어요. 이제야 말할 수 있다면, 백이삭이라는 캐릭터가 상현 씨의 해석으로 더 다듬어진 부분이 있을까요?
SH 나름 탐구하고 다듬은 부분은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시나리오 안에서 이루어졌어요. 관객에게 ‘백이삭’의 이야기가 잘 전달됐다면 그건 제가 주변에서 받은 도움들 덕분이에요. 감독님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고, 당연히 민하 배우와는 현장에서 큰 에너지를 교류하고 있으니까. 굉장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죠. 여기에 스태프분들의 도움까지, 모두의 영향 덕분에 ‘백이삭’이 잘 다듬어졌다고 생각해요. 진심으로요.
GQ ‘백이삭’을 두고 쏟아진 회자 중 인상 깊었던 반응이 있다면요?
SH “솔직했다.” 저는 이 말이 뭐랄까, 위로의 말처럼 들렸어요. 저스틴 전 감독님이 해주신 말이었는데, 여운이 길게 남았어요. 음! 그리고 프리미어 때 다 같이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윤여정 선생님께서 그러셨거든요. “이삭이 어딨어 이삭이. 너 잘했어. 잘했다.” 선생님께서 그냥 해주신 인사일 수도 있는데 저는 사실 너무너무 좋았거든요. 아니, 무려 윤여정 선생님이시잖아요. 절 찾아서 “잘했다”고 전해주신 그 인사가 정말 큰 칭찬, 위로가 됐어요.
GQ 상현 씨가 <파친코>라는 커다란 작품을 지나오면서 얻은 배움이라면 그건 어떤 걸까요?
SH 음, 굉장히 많은데요. (생각을 한참 정리한 후에) 그 중에도 가장 커다란 배움이라면, 그건 작품의 메시지하고도 연결되는 것 같아요. 희망, 용기. 개인의 자아 실현이나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인물들의 노력들을 읽고, 보고, 느끼면서 많은 걸 배운 것 같아요. 개인으로서도, 배우로서도요.
GQ 제가 어려운 질문을 드렸죠.
SH 네, 굉장히요.(미소)
GQ 어쩌죠. 아마 다음 질문도 상현 씨에게 꽤 긴 고민을 전하지 않을까 싶은데.
SH 저 서면으로 써오라고 하시면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흐흐. 제가 언변이 그렇게 좋지 못해서 죄송해요. 생각도 정리한 후에 말로 꺼내는 타입이라서 느리거나 버벅대도 이해해주세요.
GQ 전혀요. 오래 생각하고 또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뒤에 이어지는 어려운(?) 질문은 이거였어요. 신인 배우에게 <파친코> 같은 대작이 지나가면 어떤 변화든 찾아올텐데, 상현 씨에게 온 변화는 무엇이었는지.
SH 어렵네요. 아주 솔직히 이야기하면 배우로서든, 노상현으로서든 많은 기회를 열어준 작품이긴 하거든요. 그래서 변화라면 <파친코>가 연결해준 ‘기회들’인 것 같아요. 그래서 너무 감사하고요. 한편으론 동기부여도 많이 됐어요. 더 도전하고 도전하자. 이제 큰 산 하나 넘은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