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 보유자(인간문화재)인 추용호(74) 장인이 지난달 30일 국가등록문화유산 제695호인 경남 통영시 도천동 자신의 공방 마당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남 통영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저녁 7시께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추용호 장인의 주검은 이미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는 공방을 겸한 집에서 혼자 살았기 때문에 사망 당시 목격자는 없다.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2일 부검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빈소는 통영시 서호동 숭례관 장례식장에 차려지며, 부검 이후 장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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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11년부터 도천동 일대 도로 확장공사를 진행하던 통영시는 추용호 장인이 집 철거에 반대하자, 2016년 5월30일 강제집행을 했다. 추용호 장인이 잠시 외출한 틈을 타서 집 안에 있던 가재도구와 소반을 만드는 도구·재료를 모두 들어내고 대문에 못질을 해서 출입을 통제한 것이다.
자신의 집에 들어갈 수 없게 된 추용호 장인은 대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했다. 당시 추용호 장인은 “이 집은 140년이 넘은 건물로, 400년 맥을 이어온 통제영 12공방의 마지막 남은 공방이다. 통영시가 나서서 보존하지는 못할망정 도로를 확장한다고 강제로 헐어내려느냐, 이것이 문화와 역사와 전통을 자랑으로 내세우는 통영의 모습이라 할 수 있는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도로를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확장한다면 내 공방은 물론 윤이상 선생 생가터도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결국 문화재청은 2017년10월23일 “살림집의 안채와 작업공간인 공방의 기능을 겸하고 있는 공방 주택으로 통영지역 전통공예 장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학술적 자료”라며 ‘통영 소반장 공방’을 국가등록문화유산 제695호로 지정했다. 또 공방 이전·복원을 추진하되, 장소는 협의를 통해 추후 정하도록 결정했다. 공방 이전은 정밀안전진단 등 절차를 밟아 2028년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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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