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지우기' 논란에 휩싸인 서울 지하철역 독도 조형물 철거 문제와 관련해, 역사를 관리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최초 공문에는 철거 계획만 있었을 뿐 재설치 방침은 명시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공사와 서울시는 "리모델링을 위해 독도 조형물을 철거했다"는 이유를 대며 야권 공세를 반박해 왔다.
3일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공사가 사업 예산을 산출하기 위해 실무부서에 발송한 '역사 내 방치된 시설물 현황' 공문에는 안국역과 이태원역의 독도 조형물이 '철거 요청' 대상으로 지정돼 있었다. 철거 이유나 향후 계획 등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같은 공문에서 다른 조형물의 경우 '탈락(떨어져 나감) 등의 위험으로 테이프를 설치해 승객 접근을 막고 있음' 등 사유가 구체적으로 서술된 것과 대조적이었다. 안국역 조형물은 지난달 12일 실제 철거가 이뤄졌다.
공사 측은 해당 공문에 독도 조형물의 리모델링 계획이 포함되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공사 관계자는 "경황이 없어서 세부적으로 문서화하지 못했을 뿐 (조형물을) 철거만 하고 말 것은 아니었다"면서 "내부적으로 (리모델링을 하겠다는) 계획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하철역에 있던 독도 조형물들이 설치된 지 십수 년이 지나 변색 등 노후화 문제가 생겼고, 철거 이후 새로 단장한 조형물을 설치하려고 했다는 게 공사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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