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 약한 2위 팀들, 왜?
KIA 선수들이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왼쪽 큰 사진은 LG 유영찬, 오른쪽은 삼성 오승환. 각 구단 제공
새 마무리 유영찬 ‘와르르’
LG, 선두 추격 사실상 포기
오승환, 상대 평자 12.10
고비마다 삼성 상승세 발목
올해 KIA는 LG를 12승3패로 제친 뒤 삼성과는 10승4패를 기록 중이다. 롯데, SSG 같은 중하위권 팀에 약세였던 KIA가 선두를 지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이 2위 팀들의 추격을 냉혹하게 뿌리친 데 있다.
LG와 삼성 입장에서는 할 만하면 KIA를 만나 ‘KO패’를 당한 것이 뼈아프다. 1위 추격 실패는 물론이고, 핵심 투수가 두들겨맞아 다음 경기까지 영향을 미칠까 우려해야 하고, KIA와 다시 만날 때 떠올리게 된 약점이 생긴 것이 더 뼈아프다. 특히 불펜의 핵심, 마무리가 무너진 것은 이 두 팀이 KIA를 넘지 못한 결정적 패인이 되고 있다.
앞서 LG가 마무리 유영찬의 KIA전 부진으로 눈물 흘렸다.
유영찬은 올해 LG의 새로운 마무리를 맡아 8월까지 22세이브(3위)를 거두며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지만 유독 KIA에 약하다. 올시즌 블론세이브가 6개인데 그 중 3개가 KIA전에서 나왔다. KIA를 상대로 6경기 등판해 6.2이닝을 던지고 6실점, 3세이브를 했지만 2패를 안았다. 평균자책은 8.10으로 9개 구단을 상대한 중에 가장 좋지 않다.
LG가 선두 추격 희망을 사실상 완전히 놓게 된 것은 지난 8월16~18일 잠실 KIA 3연전 패배 이후다. 첫날이었던 16일에 2-0으로 앞서다 9회초 등판한 유영찬이 무사 1루에서 김도영에게 적시 2루타, 1사 3루에서 나성범에게 결승 2점 홈런을 맞고 역전패 했다. 그 뒤 무기력하게 두 경기를 더 내주고 KIA에 2연속 ‘스윕’을 당한 LG는 꾸준히 지켜오던 2위도 삼성에 내주고 3위로 내려갔다.
삼성도 KIA 상대 불펜 부진에 올해 많이 울었다. 올해 14차례 맞대결 중 9경기나 3점차 이내 접전을 치를 정도로 양 팀 대결은 뜨거웠고 14경기 중 선발승은 1승뿐일 정도로 거의 매번 경기 후반 승부가 났다. 그 중심에 오승환이 있다.
오승환은 올해 27세이브와 함께 3승8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은 4.86이다. 전에 비해 패전도 많고 평균자책도 높지만 여전히 세이브 1위를 달리며 리그 마무리 중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둬왔다. 그러나 KIA전만 들여다보면 정반대다.
과거 KIA에 강력했던 오승환은 올해 KIA에 가장 약하다. 10경기 등판해 9.2이닝을 던진 동안 13실점 했다. 평균자책이 무려 12.10이다. KIA 상대로 3세이브를 했지만 3패도 했다. 올해 기록한 블론세이브 6개 중 3개가 KIA전에서 나왔다.
부진으로 2군행을 거친 뒤 돌아와 마무리를 내려놓은 과정에도 KIA전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1군 복귀 뒤 중간계투로 이동해 2경기 연속 잘 던지던 오승환은 또 KIA를 만나 2경기 연속 무너졌다.
8월31일 시작된 KIA-삼성 2연전은 KIA가 1위 확정으로 가느냐, 삼성이 마지막으로 위협하느냐를 가를 올시즌 1위 결정의 분수령으로 꼽혔다. 이틀 연속, 앞서던 삼성은 오승환의 등판 뒤 동점을 허용하고 역전패 했다.
첫날에는 12-10으로 앞서던 6회초 무사 1루 등판한 오승환이 2사후 만루 위기에 몰려 박찬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주고 12-12 동점을 허용, 2사 2·3루에서 물러났다. 이어 등판한 최지광이 소크라테스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아 삼성은 12-14로 역전을 허용했다. 오승환의 기록은 0.2이닝 3피안타 3실점이 됐고 패전도 안았다.
삼성은 1일에도 5-4로 앞선 7회초 최지광이 부상으로 갑자기 강판하자 오승환을 투입했지만, 오승환은 나성범에게 우중간 솔로포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삼성은 9회초 결승점을 주면서 2연전을 내줬다.
아직 순위 확정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KIA가 가을야구에서 만날 상대는 삼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간으로 옮겼어도 여전히 불펜의 핵심인 오승환과 KIA의 승부는 가을야구에서도 승부처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