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세에 은행권이 대출 조이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의 은행별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권은 금리 줄인상에 이어 대출 한도 제한 등 전방위적인 대책에 나섰지만 가계대출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은 9일부터 주택을 1채라도 소유한 차주를 대상으로 수도권에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기 위한 목적의 대출을 전면 중단한다고 1일 밝혔다. 이른바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구입)를 막기 위해 전세대출도 전 세대원 모두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무주택자에게만 지원한다는 것이다. 주담대 만기도 최장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한다.
KB국민은행도 3일부터 전세자금대출을 임차보증금 증액 범위 안에서만 취급한다. 갭투자 등 투기성 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임대인 소유권 이전 등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아예 중단한다. 지난달 29일부터는 수도권 주담대 대출기간을 기존 50년에서 30년으로 일괄 축소했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도 물건별 1억원으로 제한했다. 신한은행도 3일부터 주담대 최장 기간을 30년으로 줄이고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도 1억원으로 줄였다. 지난달 26일부터는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했다.
은행권이 일제히 대출 조이기에 나선 것은 가계대출이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24조617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보다 8조3234억원 불어났다. 2021년 4월(9조2266억원) 이후 3년4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67조735억원을 기록했다. 7월 말보다 7조3234억원 늘어난 액수다. 지난달 들어 은행권이 연이어 대출 금리를 올린 데다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중단, 주담대 만기·한도 축소 등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갖가지 대책을 쏟아낸 점을 감안하면 역대급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3965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