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 한 파출소 순찰차에서 40대 여성 A 씨가 36시간 동안 갇혀 숨진 사고는 경찰의 근무 태만이 빚어낸 사고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남경찰청은 어제(30) “당시 파출소 경찰관들이 근무를 규정대로 하지 않아 피해자를 일찍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진상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17일 오후 2시 9분쯤 하동군 진교파출소 주차장에 있던 순찰차 뒷좌석에서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 씨는 이틀 전인 15일 새벽 2시 12분쯤 차량에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36시간 동안 갇혀 질식해 숨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A 씨가 순찰차에 들어갔을 당시 진교파출소엔 상황 근무자 2명과 대기 근무자 2명이 있었습니다.
상황 근무자는 현관문이 보이는 1층 자리에서 신고 접수와 민원인 응대 등을 하고, 대기 근무자들은 긴급 출동에 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상황 근무자 2명, 대기 근무자 1명은 2층 숙직실에 있었고, 또 다른 대기 근무자 1명은 1층 회의실에서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거나 쉬고 있던 것입니다.
A 씨는 순찰차에 들어가기 전 파출소 현관문을 세 차례가량 흔들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파출소 안에 있던 근무자들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파출소 내에서 아무 반응이 없자 A 씨는 순찰차 쪽으로 가 문이 열려 있는 뒷좌석에 올랐고, 그대로 갇혀 버렸습니다.
경찰은 당일 오전 6시부터 해당 차량을 타고 세 차례 순찰을 나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순찰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전 8시 반 교대할 때도 순찰차 문을 열고도 계기판만 확인했습니다.
여성을 살릴 수 있었던 네 차례 기회를 완전히 날려버린 것입니다.
해당 근무 시간 동안 순찰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근무 일지에는 세 차례나 한 것처럼 기록도 조작했습니다.
경찰은 파출소 직원 등 13명을 전보 조치했는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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