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휴가를 보내던 중 딸 아이의 눈동자 색이 변한 것을 알아차린 엄마가 이후 암 진단부터 치료까지의 여정을 공개했다.
영국 일간 더미러는 망막모세포종(retinoblastoma) 진단을 받은 에스매(5)의 사연을 보도했다. 버밍엄에 사는 에스매의 가족은 지난해 6월 스페인 코스타 브라바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에스매의 엄마인 엘리스 실(25)은 아이의 눈동자 색이 달라진 것을 알아차렸다.
평소 녹색과 갈색이었던 눈이 짙은 갈색으로 변해 있었고, 눈도 약간 충혈되어 있었다. 당시에는 막연히 수영장의 염소 성분 소독제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며칠 후 집에 돌아와 아이를 할머니 댁에 맡겼고 당시 할머니 또한 아이의 눈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자세히 보니 아이의 눈동자에 하얀 빛이 보였다.
7월 5일 엘리스는 아이를 안경사에게 데리고 갔고, 곧 버밍엄 앤 미들랜드 안과센터로 의뢰됐다. 아이의 눈을 살펴본 의사는 가족 중 안암 병력이 있는지 물으며, 에스매를 버밍엄 여성 및 아동 병원으로 보냈다. 그리고 이틀 후 아이는 망막모세포종 E군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수술로 안구를 적출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에스매는 2023년 7월 18일에 오른쪽 눈을 적출하는 수술을 받았다. 조직검사를 실시했는데, 시신경에서 암세포가 발견됐다. 그리고 8월 7일을 시작으로 12월 7일까지 여섯 차례의 집중 항암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항암치료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면서 아이가 나중에 아기를 갖기 힘들 것이라며 나중을 위해 난소 하나를 제거하고 난자를 얼리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첫 번째 항암치료를 시작하고 몇 주 후 난소를 제거하는 수술까지 받게 됐다.
이제 막 다섯 살이 된 에스매는 건강이 회복되어 학교에 가기 시작했다. 엘리스는 "지금 아이를 보면 그렇게 큰 일을 겪었다고 생각할 수 없다"며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할 수 없던 일들을 즐기며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소아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망막모세포종
안구의 벽은 섬유막, 혈관막, 신경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가장 안쪽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신경막을 망막이라고 한다. 망막은 시각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투명한 신경조직으로 시신경을 통해 뇌와 연결되어 있다. 망막모세포종은 바로 이 망막에 생기는 악성 종양으로, 소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국내 보고에 따르면 약 2만 명당 1명 정도에게 발생하며, 어느 연령에서나 생길 수 있지만 전체 망막모세포종의 80%가 3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발생한다.
2023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1년 우리나라에서 새로 발생한 암 중 망막모세포종은 남녀를 합쳐 18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0.006%를 차지했다. 발생건수는 남자가 12건, 여자가 6건이었으며 주로 9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발생했다.
주요 증상은 눈동자가 하얗게 보이는 백색 동공이다. 이 경우 사진을 찍을 때 눈알이 적색으로 나타나지 않고 백색으로 반사된다. 그 외에 시선 고정에 문제가 있거나, 사시가 있거나, 시력 감퇴 및 소실, 안구 통증, 홍채 색깔 변화, 안구 주변 염증, 안구 돌출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종양이 진행되면 안와의 염증, 전방 출혈, 불규칙한 모양의 동공 등이 발생하며 2차성 녹내장으로 인해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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