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외압의 실체가 없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거 아닌가”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인사 난맥 논란을 빚은 뉴라이트는 “뭔지 잘 모른다”고 했고, 영수회담은 “지금의 국회는 제가 살아오면서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이나 국정운영·인사에 잘못이 없고, 야당이 태도를 바꿔야 협치도 가능하다는 걸로 보인다.
이런 인식은 국민 눈높이와 멀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사망 사건에 대해 “경찰에서 꼼꼼하게 장기간 수사해 수사 결과를 책을 내듯이 발표했다”며 그 결과에 이의를 달기 어렵다고 봤다. 경찰 수사 결과를 특검 불가론의 방패로 삼는 궤변을 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뉴라이트가 뭔지 잘 모른다”며 “국가에 대한 충성심, 직책을 맡을 수 있는 역량, 두 가지를 보고 인사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회 같은 걸 바라보고 있으면 제가 이때까지 바라보던 국회와 다르다”며 “영수회담 해서 이런 문제가 풀릴 수 있다면 열 번이고 못하겠느냐”고 했다. 애초에 누가 봐도 자격 미달 인사를 장관 후보자로 지명해 인사청문회를 숱하게 파행시킨 이가 윤 대통령이다. 그걸 야당 탓으로 돌리고, 영수회담 전제조건으로 삼는 식으로는 여소야대 국회와의 협치 출구가 열릴 리 만무하다.
국민 다수는 윤 대통령이 석 달 만에 가진 이번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이 독단적인 국정운영을 성찰하고 협치의 계기를 만드는 자리가 되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자화자찬 일색인 국정브리핑도, 국민이 묻는 의혹과 해법은 비켜간 회견도 ‘또 불통했다’는 혹평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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