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1990년생 백말띠의 비극…"아이 낳을 여성이 없다"
7,151 36
2024.08.29 16:38
7,151 36

https://img.theqoo.net/ebpSz

남아선호사상이 극심했던 지역에서 나고 자란 C씨(27·여)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백말띠 여자들은 기가 세다", "너희 때에는 여자아이들이 많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반 농담처럼 들으며 자랐다.

116.5명(여아 100명당 남자 신생아 수)이라는 최악의 성비를 기록한 1990년에 태어난 C씨에게 여아 성감별 낙태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당장 C씨의 어머니 또한 여자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시가로부터 수차례 낙태를 강요당했다.

C씨는 "저희 집뿐만 아니라 주변에 여아를 살해해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었다"며 "친가에 사촌오빠가 없었거나 사촌오빠보다 개월수가 빨랐다면 저도 죽었을 것"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전년보다 3만2200명(7.3%) 감소한 40만6200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1970년대 산아제한정책이 실시된 이후 기승을 부린 여아 선별낙태의 결과로 가임여성 인구 수 또한 감소하면서 출생아 수와 출산율 또한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 '2016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새 15~49세 가임여성 인구는 줄곧 줄어드는 추세다. 2007년 1357만9000명이던 가임여성 인구는 2012년 1309만6000명으로 줄어 간신히 1300만명대를 웃돌았지만 2014년 1290만9000명, 2015년 1279만6000명, 2016년 1267만8000명으로 쭉 감소해 왔다.

가임 여성 인구는 공교롭게도 산아제한 정책에 더해 '범띠, 용띠, 말띠 해에 태어난 여자는 팔자가 드세다'는 성차별적 통념 아래 여아 선별낙태가 암묵적으로 용인되면서 성비 불균형이 극심해진 시기에 태어난 여성 인구와도 맞물린다.

통계청이 인구동향조사를 시작한 1970년부터 한국의 성비는 줄곧 자연 성비인 105명을 웃돌았다. 이같은 경향이 가장 극심해진 것이 범띠 해인 1986년(111.7명)과 용띠 해인 1988년(113.2명), '백말띠' 해인 1990년(116.5명)이다. 모두 결혼 적령기인 25~34세에 걸쳐 있는 인구다.

그해의 띠에 따라 성비 불균형이 심해지는 경향은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도 유효한 것으로 나타나, 여아 선별낙태의 결과로 가임 여성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범띠와 용띠 해인 1998년과 2000년의 성비는 110.2명, '흑말띠' 해인 2002년의 성비는 110명으로 직전과 직후 해에 비해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한국의 저출산 지표 및 시사점'을 통해 이처럼 오랫동안 진행된 가임여성 인구수의 감소로 출생아 수가 감시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995년 이후 출생 집단이 가임여성 인구집단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될 경우 출생아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합계출산율이 증가하더라도 출생한 사람들이 결혼·출산 시기에 진입하는 한 세대 이후에나 저출산 정책의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젠더사이드' 물결에서 살아남은 당사자는 이에 더해 임신·출산의 당사자인 여성의 의사와 관계없이 남아를 선호하는 성차별적 사회 분위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이상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요원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C씨는 "임신도 출산도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지만 저같은 여성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암묵적으로 여성들이 (여아 선별낙태와 같은) 수난을 감수하도록 강요했던 가부장적 구조와 감수성에 근본적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목록 스크랩 (1)
댓글 3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어퓨🥚] 각질/모공/피지 걱정 ZERO! <어퓨 깐달걀 라인 3종> 체험 이벤트 455 10.30 19,727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337,98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073,98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207,733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6,562,19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2 21.08.23 5,072,278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4,062,53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45 20.05.17 4,653,963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1 20.04.30 5,108,48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9,838,115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40634 이슈 유튜브 시작하더니 결국 다 놔버린 한가인 근황 3 01:55 332
2540633 유머 선생님 축구가 하고 싶어요... 01:54 124
2540632 이슈 '미칠 거면 제대로 미쳐라' 라는 메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남성향 하렘 만화.jpg 4 01:53 298
2540631 이슈 12년 전 오늘 발매♬ Superfly 'Force' 01:52 14
2540630 기사/뉴스 8시간 동안 1년치 비 쏟아진 스페인…62명 사망·수백명 고립(종합) 4 01:49 548
2540629 이슈 인싸들 갬성 터진다는 제주도 카페 32 01:41 2,403
2540628 유머 비범함이 느껴지는 어느집의 자녀들.gif 5 01:39 1,339
2540627 유머 경보 축구에 대해 알아보자.gif 9 01:32 592
2540626 유머 일루미나티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소름끼치는 증거들 31 01:32 2,400
2540625 이슈 (강력스포주의) 현재 일본 트위터 실트에 '최애의 아이 최신화'가 있는 이유.jpg 53 01:28 2,586
2540624 이슈 오늘자 더쿠 야구 카테고리에서 놀란 사람들이 속출한 이유 127 01:28 7,038
2540623 이슈 6년 전 오늘 발매♬ 요네즈 켄시 'Flamingo/TEENAGE RIOT' 1 01:27 100
2540622 이슈 경주의 신규 공무원 임용식 31 01:26 2,544
2540621 유머 나 작년에 담배 끊고 비눗방울 시작했다던 앤데 6 01:25 2,239
2540620 유머 일당 100만원짜리 알바 11 01:24 1,633
2540619 기사/뉴스 영화표에서 사라진 4천 원... "밝힐 수 없다"는 통신사 34 01:22 1,864
2540618 유머 은근 귀여운 심해 오징어.jpgif 16 01:22 1,290
2540617 이슈 택배 기사들이 배송 꺼려한다는 마포 아파트 35 01:20 3,197
2540616 유머 일본에서 볼 수 있다는 흔한 핫도그... 10 01:19 2,233
2540615 이슈 23년 전 오늘 발매♬ 시바타 준 'ぼくの味方' 3 01:18 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