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체리향기의 스포일러가 많이 있습니다. 약스압... 글자가 많슴다.
난 이 사막에서 35년 간을 갇혀 살았어요.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드리죠. 내가 결혼한 직후였어요. 온갖 어려움이 산적해 있었죠. 난 너무 지쳐 끝을 보기로 마음 먹었어요.
어느날 아침 새벽동이 트기 전에 차에 밧줄을 실었어요. 자살하기로 굳게 마음 먹었죠. 미아네를 향해 출발했어요. 그때가 1960년이었죠. 뽕나무 농장에 도착했어요. 그곳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해가 뜨지 않았죠.
나무에 밧줄을 던졌지만 걸리지가 않았어요. 계속해서 던졌지만 소용이 없었어요. 그래서 나무 위로 올라가 밧줄을 단단히 동여 맸어요. 그때 내 손에 뭔가 부드러운게 만져졌어요. 체리였죠. 탐스럽게 익은 체리였어요. 전 그걸 하나 먹었죠. 과즙이 가득한 체리였어요. 그리곤 두개, 세 개를 먹었어요. 그때 산등성이에 태양이 떠올랐어요. 정말 장엄한 광경이었죠.
그리곤 갑자기 학교에 가는 아이들의 소리가 들렸어요. 그 애들은 가다 말고 서서 날 쳐다 보더니 나무를 흔들어 달라고 했어요. 체리가 떨어지자 애들이 주워 먹었죠. 전 행복감을 느꼈어요. 그리곤 체리를 주워 집으로 향했어요. 아내는 그때까지도 자고 있더군요. 잠에서 깨어나 그녀도 체리를 먹었어요. 아주 맛있게 먹더군요. 난 자살을 하러 떠났지만 체리를 갖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체리 덕분에 생명을 구한 거죠. 체리가 내 생명을 구했어요.
당신은 체리를 먹었고, 부인도 먹었군요. 그러자 모든게 해결됐고요.
아뇨, 그게 아니에요. 내가 변한 거죠. 나중엔 나아졌지만 실은 내 마음이 변한 거에요. 기분이 좋아진 거죠.
세상은 생각하고 아주 다르죠. 나는 보잘 것 없는 체리 하나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어요.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다르게 보입니다. 인생은 앞으로 달리는 기차와 같은 거에요. 그러다 종착역에 도착하죠. 종착역은 죽음이 기다려요. 어떤 것이 좋은 것이라고 알았는데 틀렸을 수가 있죠. 지금은 옳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될 수도 있죠. 중요한 건 열심히 생각하는 거에요.
한 터키인이 의사에게 말했어요.
'선생님, 온몸이 아파요. 손끝으로만 머리를 만져도 아프고, 얼굴을 만져도 아프고, 다리를 만져도 아프고, 팔을 만져도 아프고, 눈을 만져도 아프고, 아프지 않은 곳이 없어요.'
그를 진찰 후 의사가 말했어요.
'몸은 괜찮은데 손가락이 부러졌군요.'
당신은 마음이 병들었어요. 다른 곳은 문제가 없죠. 생각을 바꿔봐요.
모든 희망을 잃었나요?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바라보지 않나요?
새벽에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나요?
붉게 노을지는 하늘, 더는 그런게 보고 싶지 않은가요?
달을 본 적이 있나요? 별을 보고 싶지 않나요?
보름달이 뜨는 달밤, 그걸 다시 보고 싶지 않나요?
눈을 감고 싶은가요?
솟아오르는 샘물을 마시고 싶지 않나요?
차가운 시냇물에 발을 담그고 싶지 않나요?
사계절을 생각해 봐요. 계절마다 가지각색의 과일이 있죠.
그것들을 거부 할 수 있어요? 전부 포기하고 싶은가요?
체리 맛을 포기하고 싶어요?
내일 아침 돌멩이 두 개를 가지고 와서 제게 던져주세요.
잠이 들었을 뿐 살아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제 어깨도 흔들어 보세요. 살아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난 친구의 정원에 있어요.
날 보러 와요.
과거의 행복에 비해 지금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날 보러 와요.
ㅡ체리향기 taste of cherry, 1997
ㅊㅊㄷㅁㅌ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