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부는 광복회학술원 예산 삭감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보훈부 관계자는 “신규 편성된 국회 증액 예산은 그해 집행된 예산 결산·평가 후 지속여부를 판단한다”며 “올해 신규 편성된 광복회학술원 예산 6억원은 아직 예산 결산·평가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 정부 예산안에 편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이유로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의 아카이브 관련 예산 3억원도 내년 예산으로 잡지 않았다고 보훈부는 설명했다.
광복회 내·외부에선 정부에 비판적인 광복회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앞서 광복회는 ‘뉴라이트 인사’ 논란을 빚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15일 정부가 주최하는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고 별도의 기념식을 열었다. 이후에도 이종찬 광복회장은 “대통령 주변에 옛날 일진회(대한제국 시기 친일단체) 같은 인사들을 말끔히 청산하라”며 윤석열 정부에 포진한 뉴라이트 인사에 대해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광복회에 대한 보복성 조치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보훈부가 유일한 독립 분야 공법단체인 광복회 외에 순국선열유족회를 공법단체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에 대해서 ‘광복회 힘빼기’ 논란이 일었다. 지난 15일 광복회가 별도로 연 기념식에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고 말한 김갑년 광복회 독립영웅아카데미 단장의 발언이 공법단체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보훈부는 살피고 있다.
곽희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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