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새 변이 기승인데…기존 백신만 755만회분 수입한 정부
美FDA, 최신 변이 백신 승인에도
국내선 기존 백신 맞아야 하는 상황
“추가 변이땐 예방효과 떨어질 수도”
“백신 개발못해 수입의존 문제” 지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가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한국은 최신 백신이 아닌 이전 변이용 백신을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기존 백신을 750만 회분 이상 계약했고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 시간) 코로나19 최신 변이 바이러스인 ‘KP.2’에 대응하는 화이자·바이오엔텍,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각각 승인했다. 최근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KP.2와 ‘KP.3’ 변이가 확산하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FDA의 요청에 따라 KP.2 변이에 효과가 있는 백신을 최근 개발했다. 빠른 백신 개발이 가능한 mRNA 백신의 장점을 활용한 것이다.
FDA는 KP.2와 KP.3 변이가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새 백신이 두 변이 모두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조만간 최신 백신인 KP.2 백신을 맞게 되지만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 한국은 미국 제약회사들과 기존 변이인 JN.1 백신 수입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화이자(523만 회분), 모더나(200만 회분), 노바백스(32만 회분) 등 총 755만 회분이다. 이 백신은 모두 JN.1 표적 백신이다.
기존 변이 발생률은 줄어들고 새 변이가 확산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전 변이 백신을 맞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한국이 독자적으로 백신을 개발하지 못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1년 ‘신·변종 감염병 대응 플랫폼 핵심기술 개발 사업’을 기획해 mRNA 기술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 예산이 80%가량 삭감되며 사실상 연구 진행이 어려운 상태다. 국내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필요할 때만 잠깐 예산을 투입하고 마는 방식으로는 백신 자주국이 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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