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만 린커우 장궁병원의 한 수간호사가 한 방송에서 오래 쓴 나무젓가락 때문에 간암으로 숨진 가족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중국에서 4인 가족이 곰팡이가 핀 나무젓가락을 장기간 사용했는데, 이 곰팡이가 1급 발암 물질인 독소 '아플라톡신'을 만들었고, 이를 장기간 섭취한 가족들이 잇따라 간암에 걸려 사망했다는 겁니다.
수간호사가 소개한 사례가 국내에도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스테인리스 젓가락이 가장 청결하다. 당장 나무젓가락 버려야지", "나무젓가락 사용하면 안 된다. 진짜 위험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국수 삶을 때 기다란 나무젓가락 쓰는데 자주 갈아야겠네", "일식당에서 우동 먹을 때 나무젓가락 주는 곳 있던데 얼마나 더러울까. 세제, 음식 구정물 다 스며 들었을텐데"라며 평소에 나무젓가락을 사용한 경험을 얘기하는가 하면, "오뎅 꼬치는?", "우리나라 길거리에서 파는 오뎅 꼬치 대나무도 좀 의심스럽지 않냐?"라면서 지난해 이슈가 됐던 어묵 꼬치 위생 논란을 언급하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무젓가락에 핀 곰팡이 때문에 정말 숨질 수 있는 걸까요.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같은 나무 젓가락을 계속 쓰고 섭취한 발암물질의 양이 어느 정도 쌓여서 암에 걸릴 수도 있다. 급성 독성으로 사망하는 것도 과학적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나무젓가락 사용 기한은 따로 없지만, 사용자의 위생 관리 여부에 달려 있다며 "나무젓가락은 락스나 세제를 머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전국 최초로 통과된 '어묵 꼬치 재사용 금지' 조례안을 발의한 김지수 강서구의회 의원도 나무젓가락 사용 기한을 정한 공식 지침이 없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김 의원은 "일단 나무젓가락에 흠집이 나면 무조건 안으로 세균이 침투한다. 퐁퐁으로 닦는다고 하더라도 퐁퐁 자체가 나무젓가락에 남는 것"이라며 "나무젓가락 세척 방법 등에 대한 정확한 관리 지침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다만 하 교수는 나무젓가락 관리 지침을 법으로 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하 교수는 "어떤 기준치를 정해 놓고 나무젓가락이나 어묵 꼬치에 곰팡이나 세균이 없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기준이나 규율을 정할 수는 있다"면서도 "세척 방법이나 사용 횟수까지 법으로 정하기엔 애매하다"며 여전히 나무젓가락의 관리는 사용자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또 "한 번만 쓰게 한다면 환경적으로도 문제가 될 것"이라며 "사용자가 여러 번 쓰든 한 번 쓰든 살균, 세척, 소독을 잘하는 등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사람 모두, 나무 젓가락을 끓는 물에 끓이면 곰팡이 포자든 세균이든 대부분 사멸하는 점을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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