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하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반려견을 던져 죽게 한 40대 남성 김씨가 집행유예 처분을 받아 동물보호단체가 비판하고 나섰다.
27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반려동물을 고층에서 던지는 잔인한 범죄에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은 학대자들도 비웃는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3일 서울북부지방법원은 김씨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생명 존중이 결여된 동물학대 행위"라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와 동종 범행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이와 같은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동거 여성과 다투던 중 반려견이 대소변을 보며 짖자 9층 베란다에서 집어 던져 죽음에 이르게 했다.
김씨의 범행은 아파트 화단 위에 신음을 내며 쓰러져 있던 강아지를 지나가던 초등학생들이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강아지는 비장 파열과 출혈성 쇼크로 진단받았지만, 김씨는 동물병원의 치료 권유를 거부했다. 결국 다음날 강아지는 여성의 집에서 사망했다.
이에 동물권행동 카라는 김씨를 동물학대 혐의로 노원경찰서에 고발했다.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한 김씨에게 검찰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윤성모 카라 정책변화팀 활동가는 "김씨의 동거 여성에게 또 다른 반려견이 함께 살고 있는 상황에서 집행유예 판결은 동물학대 예방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물학대범이 다시는 동물을 키울 수 없도록 법적으로 제한하는 사육금지제 도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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