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사라진 어른’ 연 7만명…그들이 돌아오지 못한 이유[사라진 어른들]
4,229 7
2024.08.27 19:11
4,229 7

사라진 어른, 7만명


평범한 대한민국 어른들은 의외로 많이 사라진다. 경찰청이 제공한 통계를 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7만2446건의 성인 실종(만 18세 이상)이 접수됐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3만6949건의 신고가 있었다.

 

경찰은 치매 환자나 장애인이 아니라면 성인의 행방불명(재난,사고로 인한 실종 제외)을 처음부터 실종으로 접수하진 않고 ‘가출인’으로 등록한다. 말 그대로 집을 나간 사람이란 뜻으로, 이들 대부분 연락이 닿아 생사가 확인되거나 혹은 시간이 지나 집으로 복귀한다. 하지만 이후의 행적이 감쪽같이 사라진 장기 실종자들과 심지어 사망한 채 발견되는 경우도 해마다 1500여명씩 나온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위험한 실종’이라고 한다.

 

ORNWuL

 

신고가 된 실종 성인 가운데 사망으로 발견되는 비율은 평균 2.0% 수준이다. ▷18세 이하 아동 ▷장애인(지적·정신적) ▷치매 환자의 실종 신고접수 건수 대비 사망 발견 비율(0.2~0.3%)의 10배에 달한다. 아동이나 장애인은 없어지더라도 대개 어떻게든 발견돼서 보호자와 만나지만, 성인은 영영 얼굴을 다시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게 현실이다. 위험한 실종은 미리 걸러내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찾아내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단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10년 이상 생활반응이 없는 성인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추정할 수 있는 수만 7000명쯤 된다”며 “그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느냐 이거다. 심각하게 볼 사회적 문제다”고 강조했다. 생활반응은 금융 거래 내역, 휴대전화 통화기록, 인터넷 접속 내역 등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며 남기는 온갖 기록들을 말한다.

 

민간조사기업인 블랙커의 김윤환 대표는 “수사기관에선 초기에 실종 접수를 잘 안 해주니 민간업체에 가족 찾아달란 의뢰가 많지만 개인정보법 때문에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라며 “실종자들에겐 통상 24시간이란 골든타임이 있는데 급박하다고 판단되면 확실한 경찰 수사를 벌이거나 민간에서 합법적 수준으로 위치 추적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왜 돌아오지 않았나

 

어른의 ‘위험한 실종’은 대개 3가지 틀로 나눠볼 수 있다. 헤럴드경제가 2015년 이후 언론에 보도된 성인 실종 사건 가운데 아직까지 명확한 배경이 파악되지 않은 15건을 분석했다. 실종의 배경을 보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신변비관·우울) ▷원한·채무관계 등에 의한 범죄(살해)로 추정되거나 ▷전북대 수의대생 이윤희 씨의 사건처럼 이유를 알 수 없는 이유(미제)로 남는 경우도 많다.

 

자살로 추정하는 경우는 대개 실종(가출인) 접수 후 몇 주 뒤에 망자의 사체가 발견되고 타살 흔적이 없는 경우다. 지난 2022년 8월 초 서울 강서구 가양대교 인근에서 마지막 흔적을 남긴 뒤 사라진 30대 여성 A씨는 2주 뒤 백령도 인근 바다에서 군인들에게 발견됐다. 검시한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해 자살로 사건 종결했다.

 

범죄와 연결고리가 있는 실종은, 경찰이 수사를 벌이면서 당사자의 복잡한 인간관계가 드러난다. 2017년 11월 강원도 춘천 인근에서 실종된 목사 부부의 사건이 대표적이다. 남편인 목사 B씨의 시체는 찾았으나 아내는 여전히 실종 상태다. 경찰은 사이비 종교와 연계된 범죄로 추정했으나 실종자와 관련한 뚜렷한 단서를 찾진 못했다.

 

MrWlhY

두 가지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아직 생사가 파악되지 않은 채로 시간만 흐르고 있는 미제사건이다. ‘실종은 기억에 의한 살인’이라는 말처럼 실종자의 생사를 모른 채 살아가는 가족은 큰 고통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런 사건들은 사람이 ‘사라진 이후’의 결과로서 발생한 비극이다. 만약 이들이 없어진 직후 빠르게 추적을 했다면, 막을 수 있는 결말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행 제도상 수사기관은 실종자가 ‘사라지기 전’에 뚜렷한 범죄 혐의점이나 자살의 징후를 남겼을 때에만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한다. 이 간극에서 성인실종의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행법으론 모든 성인의 실종을 법적으로 강제 수사할 근거가 없다”며 “범죄 연결성이 의심되거나 수사의 대상이면 형사수사의 절차를 밟으면 되나, 그게 아니라면 경찰권을 발동하는 데 한계가 있다. 때문에 수사 현장에서도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354641?sid=102

목록 스크랩 (1)
댓글 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어퓨🥚] 각질/모공/피지 걱정 ZERO! <어퓨 깐달걀 라인 3종> 체험 이벤트 346 03:00 9,071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324,92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060,09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186,590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6,541,09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2 21.08.23 5,069,37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4,059,15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44 20.05.17 4,644,843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1 20.04.30 5,104,13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9,837,19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39810 이슈 국가에서 결혼식 스드메 비용 100만원을 지원해주면 벌어지는 일 1 11:48 301
2539809 유머 요즘 트위터에서 자주 쓰이는 이 짤의 원본 3 11:46 516
2539808 정보 오늘의 아기판다 몸무게🐼💜🩷 6 11:46 268
2539807 이슈 그냥 놔두면 엄청 큰 샤인머스켓 한송이.twit 2 11:45 451
2539806 기사/뉴스 50대 직장인 평균 연봉 1억... 자영업자는 얼마나 벌까? 5 11:44 312
2539805 기사/뉴스 [단독] “안성시 간부, 여성 공무원에 춤추라 지시”...직원들 ‘발끈’ 11 11:43 635
2539804 기사/뉴스 유엔, 日 정부 “위안부 피해자 중심 접근 노력 지속하라” 11:42 118
2539803 이슈 채널A <결혼해YOU> 이이경 조수민 스틸컷.jpg 2 11:41 561
2539802 이슈 하이브 목표주가를 내린 증권사들 4 11:41 936
2539801 이슈 오늘 아침에 멜론 핫백 피크 찍은 키오프 수록곡 'Igloo' 3 11:40 217
2539800 이슈 [kbo] 안방 우승 KIA, MVP 유력 21세 청년 김도영에 얼마 줄까?...4년차 연봉 신기록은 기본, 5억 여부 초미 관심 20 11:39 533
2539799 기사/뉴스 '강남 비사이드' 조우진 "요즘 아저씨 느낌…고3 이후로 최고 몸무게" 11:35 815
2539798 이슈 세븐틴 원우가 소녀시대 악플 다는거 지켜보던 친구들 반응.jpg 53 11:35 3,836
2539797 기사/뉴스 [속보] "전국 어린이집 초중고교 절반가량, 반경 1㎞ 내 성범죄자 거주" 8 11:35 527
2539796 이슈 명탐정 코난으로 알아보는 교토식 화법 17 11:34 1,515
2539795 유머 저는 중국어를 좀 해요.gif 5 11:34 992
2539794 이슈 요즘 성수동 근황 15 11:33 2,754
2539793 기사/뉴스 [단독] 과자 강제로 먹이는 ‘육사 파이데이’ 확인하고도…인권위, 의견표명 포기 10 11:30 1,109
2539792 이슈 업데이트 된 유튜브 인급동 1위 13 11:30 2,790
2539791 이슈 요즘 코미디 영화 속 산타 근황.jpgif 21 11:28 1,7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