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할 정도로 반듯했던 시신 절단면
발견된 시신에는 특이한 점이 있었다. 잘려진 신체 부위의 단면이 마치 정육점에서 잘린 고기처럼 깔끔했다는 점이었다. 전문가들은 사람의 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자가 액체질소로 시체를 급속 냉동시킨 뒤 수술용 칼인 '메스'를 사용해 절단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국과수 부검 의뢰 결과 사인은 급성 청산염 중독이었는데, 결정적으로 시신의 머리와 손이 없었기 때문에 신원을 파악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막막했던 형사들은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시신 유기 현장에서 발견된 광고 전단에 무언가 쓰여있었던 것. 불에 타다 남은 종이에는 '급하면 이 번호로 연락 주세요'라는 글귀와 함께 휴대전화 번호가 남아있었다.
◇ 외삼촌 사라진 집에서 엄마와 지내던 조카
전화번호의 주인은 서울 소재의 모 유명 대학 1학년 휴학생 A 군(당시 19세)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A 군은 시신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 군이 광고 전단을 시신 소각 당시 불쏘시개로 이용한 것으로 추정,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두고 수사했다.
조사 결과 경찰은 A 군이 2007년 4월부터 40대인 무직의 외삼촌 B 씨의 집에서 그와 동거해 온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최근 들어 A 군은 그 집에서 어머니와 둘이 지내고 있었고, 더 의심스러웠던 건 외삼촌이 자취를 감춘 점이었다.
B 씨는 매일 술을 마시고 고함치며 동네를 시끄럽게 하는 인물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동네에서 B 씨의 난동이 사라진 것이었다. 이에 형사는 토막 난 시신이 B 씨라고 직감했다.
◇ 꿈꾸던 의대 합격했지만…엄마 고생 걱정돼 포기
A 군은 경찰이 자신을 용의선상에 올린 사실을 알고 유서를 작성, 경북 울진으로 가 차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형사의 설득으로 A 군은 마음을 고쳐먹고 자수한 뒤 모든 사실을 털어놨다.
어려서부터 엄마와 둘이 살아온 A 군은 효심이 지극한 아들이었다. 가정이 있는 공무원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지방 근무를 하며 식당 종업원이었던 A 군의 어머니를 만났다. 혼외자로 태어난 A 군은 어머니가 식당 일을 하며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고, 그런 어머니를 위해 성공하고 싶어 했다.
A 군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IQ 140의 수재로, 특히 과학 분야에 소질을 보이며 각종 상을 휩쓸었다. 또 자기 아이디어를 상품화해 벤처 회사까지 차린 A 군은 청와대에 초청되기도 했다.
그런 A 군의 장래 희망은 의사였다. 검정고시를 보고 수능을 치른 A 군은 실제로 꿈꿔왔던 의대에 합격했고, 어머니는 아들에게 축하한다며 메스를 선물했다. 하지만 비싼 등록금 때문에 엄마에게 손을 내미는 것을 주저했던 A 군은 의대를 포기하고 장학금을 받고 다닐 수 있는 사립대학에 입학했다.
◇ 망나니 외삼촌, 술에 절어 살며 혼외자 조카 모욕
A 군이 외삼촌 B 씨의 집에 얹혀살게 된 건 어머니와 함께 살던 빌라에 불이 나면서부터다.
B 씨는 매일 같이 술을 마시고 A 군이 혼외자라며 A 군과 자기 여동생에 대한 모욕적인 말을 일삼았다. 그는 "불륜을 저지른 여자와 불륜으로 태어난 씨는 인간도 아니다"라며 모자를 싸잡아 비난했다.
또 A 군은 컴퓨터그래픽 아르바이트로 모아온 2500만 원을 B 씨에게 빌려주기도 했는데, B 씨는 이를 갚지 않고 사채까지 끌어다 썼다.
외삼촌이 돈을 갚지 않고 매일 폭언, 폭행을 일삼자 참다못한 A 군은 범행을 결심했다. 완전 범죄를 위해 치밀하게 행동했고, 어머니가 선물한 메스는 범행도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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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문 https://naver.me/xf5JvXo5
1심에서 무기징역 나왔다가 2심에서 대폭 감형돼서 친족살해/사체 유기치고는 이례적으로 15년 나왔다고 함. 지금은 출소했을 거고...
스모킹건에서 이거 다룬 영상 보다가 검색했는데 마침 일주일 전에 기사가 떴길래 가져와 봄
살인은 변명의 여지없는 극악무도한 범죄지만 이건 저 가해자 심정이 너무 이해 됨.... 지금은 어디선가 잘 살고 있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