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미국 대선이 10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밋 롬니 상원의원(유타) 등 '공화당 거물'의 보좌관 200여명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26일(현지시각) USA투데이가 입수한 서한에서 부시 전 대통령과 롬니 상원의원,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애리조나) 등을 보좌한 공화당원 총 238명은 해리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오랜 참모였던 진 베커를 포함한 전직 보좌관 최소 5명도 서한에 서명했다. 매케인의 수석 보좌관인 마크 살터와 크리스 코흐, 전 입법 보좌관 존 도노휴, 2008년 대선 캠프 대변인 제니퍼 럭스도 이름을 올렸다.
롬니 상원의원의 2012년 선거재정위원장이었던 데이비드 니런버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에너지부 차관을 지낸 데이비드 가먼과 고문 올리비아 트루아 등도 해리스 후보를 지지했다.
서한에서 이들은 "물론 우린 해리스, (부통령 후보) 월즈와 솔직하게 이념적으로 많은 이견을 갖고 있다. 이건 당연한 일이다"라며 "그러나 대안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정책 청사진으로 거론되는 헤리티지 재단의 '프로젝트 2025'를 언급하며 "트럼프의 또 다른 4년의 혼란스러운 리더십은 이 위험한 목표를 추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실제 평범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우리의 신성한 기관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와 측근 JD 밴스 등이 블라디미르 푸틴 같은 독재자에게 굴복하고 동맹국에 등을 돌리면 민주주의 운동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고 비판했다.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 승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건 "주요 경합주의 온건 공화당원과 보수적 무당층"이라며 "정당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미국인"이라고도 강조했다.
롬니 상원의원과 부시 전 대통령 등은 트럼프와 갈등을 빚어 왔다. 롬니 상원의원은 의회에서 트럼프 탄핵에 투표한 바 있으며,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해리스 후보 지지는 밝히지 않았다.
부시 전 대통령도 공개적으론 트럼프 후보에 대한 비판은 자제하고 있지만, 지난달 위스콘신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지 않는 등 지원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선 전현직 대통령들이 대거 참석해 지지층을 결집한 것과 대조적이다.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배우자 신디 매케인은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 대신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었다. 트럼프는 2015년 후보 시절 "매케인은 전쟁 영웅이 아니다"라고 비하한 바 있다.
앞서 부시·매케인·롬니의 전 보좌관 150여명은 2020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후보 대신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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