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사용할 고등학교 검정 교과서의 전시본이 학교 현장에 한국사 교과서는 빠진 채 배송됐다. 검정교과서 가운데 뉴라이트 성향 교과서가 포함돼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야당은 이를 의식해 배송을 일부러 늦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교육부는 과목별 제작일정의 차이로 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장에 배포된 (한국사) 검정 교과서 전시본에서 한국사 교과서가 포함된 합본인 11-4만 빠져있다”며 “한국교과서협회 회원사가 아닌 교과서 출판사의 한국사 교과서는 도착했는데, 협회에 소속된 출판사 8종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겨레가 강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사진과 자료를 보면, 이날 고등학교 현장에 한국교과서협회로부터 ‘11-1’부터 ‘11-11’이 적힌 교과서 전시본(교과서 선정을 위해 각 학교에 사전에 배부한 교과서) 택배 박스들이 도착했으나, 한국사 교과서가 포함된 ‘11-4’ 박스는 오지 않았다. 해당 박스에는 ‘한국사 1’, ‘한국사 2’를 비롯해 ‘영어 독해와 작문’, ‘지구과학’, ‘지리 부도’, ‘통합과학 1’, ‘통합과학2’ 교과서가 포함돼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검정에 통과한 한국사 교과서 8종 가운데 뉴라이트 성향의 집필진이 참여한 교과서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의혹이 제기된 ㄱ출판사는 올해 한국사 검정 교과서를 처음 통과했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은 “뉴라이트의 인사가 참여하는 편찬위원이 이번 역사 교과서에 몇 가지 내용을 기재했는데 그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제보들이 들어오고 있다”며 “국민들이 이 교과서가 정말 문제가 있는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과목별로 전시본을 만드는 속도가 달라 배포가 늦어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소은주 교육부 책임교육정책관은 “견본 검수가 끝나고 전시본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과목별로 진행되는 과정이 다 다르다”며 “일부 과목은 좀 늦게 가게 됐는데 늦어도 9월 초에는 다 학교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영 한국교과서협회 이사장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11-4에 포함되는) 일부 전시본이 아직 물류창고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며 “오는 28일이면 발송돼 다음달 2일이면 전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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