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조사기관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7월 기준 전 세계 91%가 구글 검색 망으로 연결돼 있다.
지역별로는 구글이 유럽 검색 망의 91.3%, 아시아의 90.9%, 아프리카에선 96.6%를 지배한다.
전 세계가 구글의 디지털 세상에서 정보를 얻고 답을 찾는 셈이다.
‘구글 천하’에서 자국 검색엔진이 의미 있는 영향력을 가진 국가는 전 세계 3곳에 불과하다.
사실상 정부가 구글 침투를 막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한국이다. 이 중 러시아 얀덱스는 지난달 사업을 포기하고 자산을 러시아 컨소시엄에 넘기는 절차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검색 시장 1위를 토종 기업이 사수하고 있는 특이한 국가다.
하지만 방심할 순 없는 상황이다. 인공지능(AI)을 앞세운 글로벌 빅테크의 공세에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는 데다, 티몬·위메프 사태로 되살아난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도 몸을 사리고 있다.
웹로그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국내 웹 검색 시장의 점유율은 네이버가 54.3%로 부동의 1위다. 다음으로 구글(37.6%), 마이크로소프트(MS) 빙(3.8%), 다음(3.1%)이 각각 2∼4위를 차지했다.
10대 85% “유튜브 활용 정보 탐색”
문제는 네이버와 다음이 버티는 국내 검색시장에서 구글과 빙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구글과 빙의 점유율을 합치면 41.4%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8월 들어 일일 기준 40%를 지속적으로 넘어섰다.
카카오의 다음은 이미 빙에도 따라잡혔다.
검색엔진으로서 존재감이 약해진 다음은 ‘야후처럼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위기론마저 나오고 있다.
네이버의 1위 수성도 위태롭다.
올해 첫날 국내 검색엔진 시장의 점유율은 네이버 62%, 구글 28.3%였다. 이때 두 회사의 격차는 33.7%포인트였다.
그런데 불과 7개월여 만에 점유율 차이는 16.7%포인트로 좁혀졌다.
올 들어 구글이 10%포인트 가까이 성장하는 동안 국내 1위 네이버는 -7.7%포인트 역성장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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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포털의 ‘신뢰도’도 약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2002년 ‘네이버 지식iN’, 2003년 네이버 블로그와 네이버 카페 서비스를 내놓으며 다양한 정보와 커뮤니티 제공으로 국내 검색시장의 최강자가 됐다.
그러나 이제는 과도한 광고와 연계된 블로그와 카페글 등이 검색 신뢰도를 낮췄다는 비판에 직면해있다.
신뢰도가 최우선인 전문지식 검색에선 네이버가 구글에 크게 밀린다는 진단도 나왔다.
지난해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나스미디어에 따르면 ‘전문·학술 자료 검색 시 구글을 선호한다’는 이용자(16.8%)는 네이버(8.7%)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검색 행태도 달라졌다.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내 정보 탐색 시 이용한 플랫폼’으로 10대의 85.4%가 유튜브를 꼽았다.
영상 검색에 환호하는 건 꼭 10대만도 아니다. 7월 기준 국내 MAU(월 활성 이용자) 1위 앱은 유튜브(4580만 명), 2위 카카오톡 (4500만 명), 3위 네이버 (4309만 명) 순이다.
지난 파리 올림픽 중계방송의 하이라이트 콘텐트 선호도 역시 1위가 유튜브(57%), 2위가 네이버(20%), 3위가 인스타그램(8%)이었다.
김현경 서울과기대 교수는 “플랫폼에서 이동 자체가 쉽고 비용이 들지 않기에 더 재미있고, 즐거운 서비스를 찾아 즉각 이동하는 멀티호밍(다수 플랫폼을 이용하는 현상)이 대세”라며 “국내 포털에서 다른 서비스로 이동했다면 그만큼 검색 효용성이 낮아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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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27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