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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램크루지?…원가 절감 덫 걸린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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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5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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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 새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가전, 스마트폰, 반도체 등 사업 부문마다 원가 절감 방안을 찾아왔다. 효과는 컸다. 제조 업체라는 한계에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거둬들였다. 코로나19 위기 속 다른 기업이 어려움에 허덕일 때, 삼성전자는 효율적인 재무 구조로 위기를 버텼다. 2020년대 들어 ‘VE(Value Engineering·설계 경제성 검토)’라는 원가 절감 담당 부서를 운영할 정도로 원가 절감을 경영의 핵심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2022년 이후, 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던 원가 절감 정책은 부메랑이 돼버린 모양새다. 일부 제품의 품질 저하가 눈에 띄도록 심해진 탓이다. 중국 업체와 국내 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위탁생산(ODM)을 맡긴 가전제품은 ‘택갈이(태그만 교체한다는 의미)’ 논란에 휩싸였다. 스마트폰의 경우 소비자 몰래 스마트폰 성능을 제한시킨 ‘GOS(Game Optimizing Service) 사태’로 원가 절감이 지나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올해는 7월 공개한 갤럭시 버즈3 프로가 사실상 품질관리에 실패하며 환불·교환 사태까지 일으켰다. 여기에 이어 곧 공개할 태블릿 PC인 갤럭시탭 S9의 AP(프로세서)로 퀄컴의 스냅드래곤 대신 비교적 저렴한 대만 ‘미디어텍’ 제품이 들어갈 것이라는 소문이 들리자 여론은 더 불타올랐다.


(중략)


경쟁사 대비 영업이익률이 턱없이 낮은 스마트폰사업부가 앞장섰다.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가 만든 부품 비중을 늘렸다. 자체 생산 AP인 ‘엑시노스’ 탑재도 강화했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변수까지 겹치자 아예 ‘설계 경제성 검토(VE)’를 따지는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다.

VE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생산 원가 절감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특정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원가 구조가 악화했을 때 모듈을 모두 분해하는 것을 시작으로 VE를 시행한다. 여러 소재나 부품의 대체재를 찾거나 구조를 변경하며 원가 구조를 개선하는 일련의 작업을 삼성에서는 ‘VE’라고 부른다. 특히 노태문 현 MX사업부장이 스마트폰사업부의 지휘를 맡은 이후, 삼성전자의 원가 절감 행보는 더욱 가팔라졌다. 퀄컴이 만드는 AP ‘스냅드래곤’ 가격이 계속 상승하자, 과감하게 대만 ‘미디어텍’ 제품 비중을 늘리는 등 변화를 줬다.


...


삼성전자 가전은 2022년 이른바 ‘택갈이 논란’을 겪는다. 고급 라인업인 비스포크 등 주요 가전제품을 중국 가전 업체에 ‘위탁생산’을 맡긴 사실이 알려진 영향이다. 생산만 맡기는 OEM과 달리, ODM은 개발부터 설계 생산까지 전 과정을 맡긴다. 사실상 타 회사가 만든 제품의 상표만 바꿔 끼는 방식이다. 국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당시 국내 가전 회사들이 ODM을 맡긴 제품 리스트가 돌아다닐 정도로 파장이 컸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최상위급 라인업인 ‘비스포크’마저 ODM을 맡겼다는 사실에 강한 비난에 직면했다. 전자업계에서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LG전자와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논란이 일어난 직후 비스포크 라인 제품 상당수를 ‘직접 생산’으로 전환했지만, 한번 떨어진 이미지를 쉽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역시 지나친 원가 절감으로 브랜드 파워가 떨어졌다. 시작은 갤럭시 S22다. 당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생산 단가를 줄이기 위해 일부 부품 크기를 줄였다. 이 때문에 높은 사양의 게임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스마트폰 온도가 위험 수준으로 치솟는 현상이 발생했다. 삼성전자 측은 제품 개선보다는 스마트폰이 과열되지 않도록 성능을 제한하는 ‘GOS’ 소프트웨어를 넣는 것으로 대체했다. 문제는 이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이 사실이 들통났고, 호된 비난을 받아야 했다.

갤럭시 S24를 내놓을 때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AP를 탑재하면서 상당한 비판의 목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곧 내놓을 갤럭시탭 S9에도 퀄컴 스냅드래곤 대신 대만 미디어텍이 들어간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AP프로세서를 뜻하는 ‘램(RAM)’과 구두쇠 스크루지를 합친 ‘램크루지’라는 달갑잖은 별명까지 붙은 상태다.


(이하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4/0000091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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