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출신 남성이 대학 동문들 사진 등을 불법합성해 성범죄물을 제작·유포한 사건 피해자 루마(가명)씨가 법원에 하고픈 말이다. 그는 2021년 7월 텔레그램을 통해 익명의 타인으로부터 자신의 얼굴이 담긴 성범죄물을 받았다. 이렇게 처음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지 약 3년 만인 올해 5월 같은 대학 출신 가해자 2명이 붙잡혔다. 가해자들은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그가 처음 경찰 신고를 한 2021년 7월부터 2년 가까이 모두 네 군데 경찰서가 수사를 했지만 가해자를 잡지 못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범인 추적에 나선 건 “이런 피해의 고통이 다신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었다.
일부 대학 단위로 불법합성물 성범죄가 벌어지고 있음이 잇따라 드러나는 가운데 텔레그램 등 온라인에선 지역·학교 ‘지인’인 피해자 이미지를 훔쳐 성범죄물을 만들어 유포하고 이를 다시 피해자에게 알리고 괴롭히는 범죄가 이미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 명백한 성범죄다. 피해자 탓이 아님에도 같은 학교나, 직장, 지역 공동체에 속해 있던 이들로부터 끔찍한 피해를 겪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는 잘 새어 나오지 않는다. 불법합성물 성범죄 피해자들의 고통을 우리 사회는 제대로 알고 있을까. 루마씨가 서울중앙지법 재판부에 보낼 피해자 진술문을 22일 미리 받아 독자들에게 전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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