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證 랩어카운트, 블랙먼데이에 대규모 손실
옵션 양매도 전략 썼다가 증시 변동성 직격탄
하나증권의 큰손 고객 80여명이 국내 증시가 폭락한 지난 5일 500억원대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1인당 평균 6억2500만원꼴이다. 5일은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8.8% 하락해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던 ‘블랙먼데이’였다.
해당 상품에 가입했다가 원금 손실을 입게 된 투자자들은 하나증권 랩어카운트 운용역들이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자 A씨는 “주가 하락에 대한 징후가 있었던 만큼 미리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서 대응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5일 오전까지만 해도 약간의 손실을 감수한다면 충분히 포지션을 변경하거나 축소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판단된다”면서 “하지만 (운용역이 안이하게 대응하면서) 당일 오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각 계좌에 필요한 추가 증거금(마진콜)이 늘어났고 운용 인력 두 명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큰 손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옵션 양매도는 평상시에는 높은 확률로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갑자기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대규모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전략으로 고객에게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다툼이 커질 수 있는 상품”이라면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옵션 양매도로 자금을 굴리던 부티크 대표들도 큰 손실을 입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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