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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유퀴즈' 나와 유명해진 '운사모', 이 사람이 만들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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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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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운사모 이건표 회장
ⓒ 심규상



파리올림픽 남자 펜싱 2관왕 오상욱 선수가 최근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소개한 '운사모(운동을 사랑하는 모임)'는 대전 지역에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체육 꿈나무를 육성해온 비영리 장학단체로 유명하다.

운사모를 만든 이건표(72) 회장은 2016년 8월 정년퇴임 때까지 42년 동안 초등교육 현장에서 체육 꿈나무 육성에 진심을 다해왔다. 무엇보다 돈 때문에 체육을 향한 꿈을 포기하는 학생을 한 명이라도 줄여보려 노력했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제1회 대한민국 스승상 초등부문에 선정돼 옥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어렸을 땐 몸이 허약해서 따돌림을 당할 정도였어요. 공주교대 재학 당시 선배의 권유로 핸드볼부에 들어간 뒤에 그야말로 인생이 180도 바뀐 셈이죠. 2년간 악착같이 훈련하니까 몸도 튼튼해졌고 운동신경이 빨라졌어요. 무엇보다 뭐든 할 수 있다는, 체육의 핵심 정신인 '자신감'을 그때 얻었습니다."




"어른인 우리가 길 열어주고 도와주면 된다"

운동의 효능감을 제대로 느낀 이 회장은 1973년 교직에 발령받으면서 '내 제자들만큼은 마음껏 체육정신을 키워갈 수 있도록 가르쳐야겠다'고 다짐했다. 

시간이 흘러 2004년 대전시교육청 소년체전 담당 장학사가 됐다. 지역에서 유망한 선수가 대회에서 활약하도록 돕는 게 그의 일이었는데, 간혹 운동을 도중에 그만두는 아이들이 있었다. 쫓아가서 알아보면 대체로 이유가 비슷했다.



"축구·야구 외에 비인기종목은 선수를 확보하려고 학생에게 등록금과 급식비 면제 등의 혜택을 줍니다. 운동에 재능 있는 애들 중엔 경제적 형편을 고려해 지원이 잘되는 운동부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들어가 보니 운동화랑 유니폼은 자기 돈으로 사야 하는 거예요. 그런 비용조차 도저히 감당 안 되니 운동을 그만두는 거였습니다.

운사모를 그래서 만들었어요. 아이들은 자기 재능을 찾아 그 길로 가도록 키워주면 성공이거든요. 체육에 탁월한 아이는 체육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어줘야 해요. 경제적 어려움에 가로막힌 학생이 있다면 어른인 우리가 그 길을 열어주고 도와주면 됩니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2008년, 초·중·고 운동 지도자 중에 뜻이 맞는 지인 서너 명을 모아 저마다 회원을 모집하고 장학금을 지원할 학생 선수를 물색했다. '이 학생이 실력으로 유명한데 형편 때문에 그만뒀다'며 찾아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듬해 1월 회원 120명과 함께 첫 정기총회를 열고 1회 장학생 4명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하면서 운사모를 정식으로 띄웠다. 2020년에는 대전시 비영리 장학단체로 승인됐다.


회원들이 각자 월 1만 원씩 납부한 회비를 모아 장학생으로 선정된 선수에게 성인이 될 때까지 달마다 20만 원씩 장학금을 지급한다. 초기엔 '다음 달 장학금을 어떻게 줘야 하나' 걱정해야 할 때도 있었지만, 취지에 공감한 교사와 시민들이 꾸준히 모여 올해 현재 363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운사모의 지원 속에서 성장한 사례는 오상욱 선수 말고도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여자 펜싱 전은혜 선수,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 등 여럿 있다.



"장학생 얼굴 보면 이 일 멈출 수 없어"

운사모를 16년째 이끌고 있는 이 회장은 매해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이 열리면 그곳이 어디든 찾아간다. 장학 혜택을 받는 선수들의 얼굴을 직접 보고 격려하기 위해서다. 회비에서 마련한 특별 장학금 10만 원을 손에 쥐여주는 일도 빼 먹지 않는다. 간혹 대회에서 근황을 알게 된 장학생 출신 실업팀 선수에겐 건강을 챙기라며 자비로 보약을 지어주기도 한다.

"가장 가슴에 남는 아이가 한 명 있어요. 보육원에서 생활하며 연식종목 선수로 뛰는 학생이었어요. 시합 전에 지도교사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이 친구가 자신감도 떨어지고 의욕이 부족하다'더라고요. 제가 학생을 직접 만나 '네 앞길은 네가 개척해나갈 수 있다'고 응원해주면서 10만 원이 든 봉투를 건넸습니다. 손을 바들바들 떨며 눈물을 뚝뚝 떨구더군요.

이후에 다른 선수를 격려하러 이동하는데 지도교사에게 연락이 왔어요. 제가 다녀간 다음에 어찌나 이를 악물고 뛰던지, 그 친구 덕분에 우승을 했다는 거예요. 나중엔 전국대회에서 금메달도 땄어요. 보육원 보호를 받는 청소년은 만 18세가 되면 나가야 하는데, 이 학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실업팀에 스카우트 돼 무사히 자립했습니다.

현재 지원하는 15명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52명이 운사모를 거쳐 갔는데, 정말 눈물 겨운 사연을 지닌 아이들이 한둘이 아니에요. 그러나 안타까운 환경에 놓였어도 잘 도와주고 이끌어주면 유망주로 성장해요. 특히 제가 대회에 격려 방문하러 갔을 때 장학생들 얼굴에 나타나는 환희와 희망을 보면, 아무리 힘들어도 이 일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주영

심규상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43802?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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