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올해 초 615억원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에 돈이 더 필요하다는 게 이유였는데, 문체부 승인도 전에 급하게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빚더미에 앉은 축구협회가 축구대표팀 푯값은 은근슬쩍 인상하면서, 팬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주희 기자입니다.
[기자]
대한축구협회는 올해 2월 말, 천안축구센터 건립 재원 마련을 이유로 615억원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고 7월 말까지 약 8억원의 대출을 받았습니다.
당초 알려졌던 300억원보다 두 배 큰 규모입니다.
천안축구센터 건립 비용에다 2월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면서 떠안게 된 위약금 등 계획에 없던 지출까지 더해져 재정적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더 큰 문제는 문체부가 승인하지 않았는데도 수백억 원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했다는 건데, 결국 문체부의 감사 항목에 포함됐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이 빚이 축구 팬들에게 일부 전가되고 있다는 겁니다.
축구협회는 다음 달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의 경기, 홈 응원석 가격을 3만 5천원에서 5만원으로 올리고, 2등석도 1만원씩 인상했습니다.
매진을 가정하면 경기당 입장 수익이 3억원 정도 늘어나는 셈입니다.
축구대표팀의 높은 인기 속에 축구협회의 입장권 수익은 2022년 167억원, 지난해에도 168억원에 이르렀는데,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뛰었습니다.
축구협회는 "AFC의 권고에 따라 원정 응원석 가격과 형평성을 맞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보이콧 목소리까지 나오는 등 팬들의 원성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신동욱 /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 "빚을 내서 이렇게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문제가 많죠. 그 빚이 결국 축구협회가 부실해지면 우리 축구 팬들의 호주머니 부담으로도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감사라든지 조사할 필요가…."
대표팀 공식 서포터즈인 '붉은악마'도 팔레스타인전 응원단 규모가 줄어들 것 같다는 비판적인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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