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사직, 후배 전공의에 사과하면 명단에서 빼주겠다”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집단사직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의, 전임의뿐만 아니라 의대생들의 명단까지 ‘감사한 의사’라고 반어적으로 조롱하며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이 사안에 대해 수사 중인데도 불구하고 파일정보 공유 사이트들을 바꿔가며 명단 업데이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지금 (명단에서) 영원히 안 빠진다”며 “병원을 그만두고 후배 전공의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다면 (명단에서) 빠질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도 했다.
22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집단 사직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의, 전임의, 의대생 등 약 800명 이상의 해외 해커들의 파일정보 공유 사이트인 ‘0bin넷’에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일전에는 사직에 참여하지 않은 전국 병원의 전공의, 전임의,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한 의대생 리스트가 올라왔다면, 업데이트 된 리스트에는 하반기에 모집된 전공의들의 명단과 촉탁의, 취업하지 말아야 할 ‘블랙’ 미용의원까지 담겼다.
명단 공개에서 끝나지 않았다. 명단과 더불어 출신 대학과 학번 등 상세한 개인정보까지 공개한 것이다. 몇몇 전공의·전임의에 대해서는 과거 행적 등 악의적인 내용도 공개했다. 이외에도 보건복지부 의료개혁특위에 참여하는 교수들, 집단사직 관련해 언론에 의견을 밝힌 대학교 총장들과 교수들·병원장 이름과 보건복지부 공무원 이름도 있었다. 정치인 및 집단사직 관련 기사를 쓴 기자들의 이름까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주위 전공의, 전임의 등에게 사과를 하고 병원을 그만두라는 압박하는 듯한 문구도 적었다. 명단 작성자는 “2024년 펠로우(전임의) 분들 리스트에서 빠질 기회를 8월 30일까지 특별 이벤트로 주겠다”며 “지금 안빠지면 영원히 남는다. 내가 약속하는데 30년 뒤에도 이 리스트가 남아있을 것이다.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도 남아있을 예정인데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3월에서 9월까지 일해 6개월이면 펠로우 경력을 인정받는다고 알고 있다”며 “인정받기 전에 그만두고, 인증샷과 후배 전공의들에게 진정성 있는 카톡이나 텔레그램을 보낸 인증샷과 진정성 있는 글 자체를 사이트 등에 올리면 명단에서 내려주겠다”고 했다.
https://news.heraldcorp.com/view.php?ud=20240822050278
<요약>
6개월 동안 일한 경력 모두 포기하고 나와서 인증샷과 후배들에게 진정성 있는 카톡과 글을 올려야 명단에서 내려 주겠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