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팁/유용/추천 도망칠 것도 없이 이번 생은 망했다 그러니 여기서 망가진 꼬리나 쓰다듬어야지 골목은 저렇게 아프고 아프지않은 것들은 돌아앉았으니 지붕을 베고 힘껏 잠들어야지 당신이 떠난 봄날에 죽은듯이 누워서 사랑한다는 문장이나 핥아야지
5,179 31
2024.08.22 13:39
5,179 31


eCQeFa



도망칠 것도 없이 이번 생은 망했다 그러니 여기서 망가진 꼬리나 쓰다듬어야지 골목은 저렇게 아프고 아프지않은 것들은 돌아앉았으니

지붕을 베고 힘껏 잠들어야지

당신이 떠난 봄날에 죽은듯이 누워서 사랑한다는 문장이나 핥아야지


-이용한, 묘생-






UNsDNo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나태주, 내가 너를-



BYrIVI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나의 여름이 모든 색을 잃고 흑백이 되어도 좋습니다

내가 세상의 꽃들과 들풀, 숲의 색을 모두 훔쳐올테니 전부 그대의 것 하십시오


그러니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서덕준, 도둑이 든 여름-



WPbPSk


먹지는 못하고 바라만 보다가

바라만 보며 향기만 맡다

충치처럼 꺼멓게 썩어버리는

그런 첫사랑이 내게도 있었지

-서안나, 모과-






rRsoei


당신은 해질 무렵 붉은 석양에 걸려 있는 그리움입니다. 빛과 모양을 그대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름입니다.


-파블로 네루다,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eVdGtC



봄볕 푸르거니 겨우내 엎드렸던 볏짚 풀어놓고 언 잠 자던 지붕 밑 손 따숩게 들춰보아라.

거기 꽃 소식 벌써 듣는데 아직 설레는 가슴 남았거든 이 바람을 끝으로 옷섶 한 켠 열어두는 것 잊지 않으마.

내 살아 잃어버린 것 중에서 가장 오래도록 빛나는 너.


-고두현 남으로 띄우는 편지 중-





dTBSVQ


그러고 보니 나는 어느덧 덜그덕거리는 철물점이 돼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내 가게가 크기를 늘려왔던 것은 아니다. 그저 흘러들어온 것들과 때로 애써 모은 것들, 더러는 쓴웃음으로 떠안아야 했던 것들이 누런 고철들이 되어서 빈곳을 남기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잘못 벽에서 튕겨져 나온 굵은 못처럼 그때 네가 내 심장으로 날아 들어온 것은 어쩌면 우연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너는 너를 쫓는 숙명의 쇠망치까지 불러들였다.


-이선영, 사랑, 그것 중-



kcJkOW



우정이라 하기에는 너무 오래고 사랑이라 하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다만 좋아한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해인, 사랑 중-




jRQCMD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중-




nTnSVN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이 밤이 지나가는 것을 잊어야 한다


나타샤가 웃고 있다

나타샤가 눈 속에서 떠오른다

눈 속에 섰다


나타샤를 생각해보며

나타샤를 사랑한 것을 잊어야 한다

눈이 내린다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npSYIQ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김영랑, 모란이 피기 전까지는-





목록 스크랩 (24)
댓글 3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뉴트로지나 X 더쿠] 건조로 인한 가려움엔 <인텐스 리페어 시카 에멀젼> 체험 이벤트 383 09.10 37,074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538,63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208,27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032,668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5,330,95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1 21.08.23 4,645,96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3,621,00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37 20.05.17 4,172,79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6 20.04.30 4,703,74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346,25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99578 유머 전 세계 모든 견주들과 강아지상 아이돌이 말아줬으면 하는 챌린지 00:32 1
2499577 이슈 [NOTICE] SEVENTEEN(세븐틴) 12th Mini Album 발매 및 예약 판매 안내 00:32 14
2499576 이슈 진수한테 닥치라고했다가 호되게 쳐맞고 당황한 캣츠아이 팬 00:31 178
2499575 이슈 하이파이브하는 강아지 1 00:31 53
2499574 유머 난 짜장 먹을 건데 자네들은?.jpg 1 00:30 78
2499573 이슈 영화 위키드 글린다 캐릭터 예고편 00:30 91
2499572 기사/뉴스 ‘사랑의 하츄핑’ 추석 포스터 공개…추석 무대인사→피규어 증정 이벤트 00:30 131
2499571 기사/뉴스 삼성전자 피폭 피해자 "질병 아닌 부상" 중처법 적용 논란 00:28 74
2499570 이슈 서울에서 여자 혼자 살기 좋은 동네 추천,비추천 16 00:27 904
2499569 이슈 넷플릭스 '아케인' 시즌2 OST 트랙리스트 (스트레이키즈 참여) 7 00:26 171
2499568 이슈 오랜만에 머리자르고 덮머한 세븐틴 우지 2 00:26 390
2499567 이슈 어른들이 듣고 울었다는 티니핑 노래 1 00:25 474
2499566 이슈 일본의 현실 공포 4컷 만화 16 00:24 793
2499565 이슈 트와이스 X 패밀리마트 크리스마스 캠페인 8 00:23 422
2499564 기사/뉴스 홍명보, "특정 선수 의존? 동의하기 어려워" [뉴시스Pic] 7 00:23 211
2499563 이슈 악성댓글로 생을 마감한 일본의 프로레슬러 사건 3 00:23 543
2499562 기사/뉴스 개봉 D-1 '베테랑2', 예매율 78% 압도…추석연휴 돌풍 예고 12 00:22 237
2499561 이슈 라이즈 성찬 생일축하 롤링페이퍼 쓴 라이즈 멤버들.x 7 00:21 381
2499560 유머 다시 나라를 구하러 돌아온 김지상 본체(지승현) 근데 이번에는 조선인 3 00:19 960
2499559 이슈 챌린지 난이도 극상같은 방금뜬 투바투 연준 - GGUM 틱톡 28 00:19 5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