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전남 광양의 한 펜션을 찾은 일행들이 “제1회 대한민국 공산당 한 가족 하계수련회”라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찍은 기념사진. /독자제공
최근 각종 소셜 커뮤니티에서 “제1회 대한민국 공산당 한 가족 하계수련회”라 적힌 플래카드 사진이 빠르게 확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 광양의 한 펜션에 내걸린 플래카드인데, 논란이 확산되며 경찰과 국정원까지 수사에 나섰다.
전남경찰청 안보수사대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112 신고 전화는 물론이고 113에 간첩 신고까지 다수 접수됐다”고 했다. 또한 “플래카드를 내건 일행들의 신상을 특정했으며, 대공 혐의점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 요원들도 펜션을 직접 방문해 CCTV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펜션이 특정되며 펜션 측에는 항의 전화와 문자가 빗발치고 있다. 펜션 사장 유모(63)씨는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로 도저히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대한민국 사람이 맞냐’ ‘당장 북한으로 물러가라’는 등의 문자도 수도 없이 받았다”고 했다.
플래카드를 내건 계모임에서 회장과 총무를 맡고 있다고 밝힌 김모(44)씨는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냥 웃기게 할 목적으로 플래카드를 걸었다”고 했다. 지난해 여름 계모임 이름을 짓다가 한 계원이 “우리 모임은 회장 말이 곧 법 아니냐”며 ‘공산당’이라는 이름을 제안했고, 다들 “너무 웃기다”며 동의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올해 여름 함께 휴가를 가기로 계획했는데, 한 계원이 사비를 들여 플래카드를 만들어 가져왔다는 것이다.
김씨는 “당시에는 다들 너무 재밌어했는데 경찰 연락을 받고 이게 무슨 봉변인가 싶었다”며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어서 죄송하고, 특히 펜션 사장님께 너무 송구하다”고 했다. 이어 “계모임 이름 또한 내부 논의를 거쳐 바꿀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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