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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구타에 지친 소녀들 "차라리 불 지르고 도망치자"…40명 앗아간 비극[뉴스속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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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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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세상과 단절된 소녀들, 인권침해에 탈출 모의

 
 

경기여자기술학원은 당초 성매매 여성들에게 기술을 배우게 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줄 목적으로 세워졌다. 1980년대부터는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소년이나 저소득 여성들을 수용해 직업 교육을 했다.

 

하지만 1962년 개원 이래 배출된 수료생 4980여명 중에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약 20%에 불과했다. 매일 3시간씩 시대에 뒤떨어진 기술 수업이 이뤄졌다. 이에 교육 효과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가혹행위까지 일어났다. 말을 듣지 않는 원생들을 향한 욕설과 구타는 비일비재했다. 체조 시간에 친구에게 웃으며 아는 척을 하면 뺨을 맞았다.

심각한 인권유린 피해도 발생했다. 학원 측은 원생들의 편지를 검열하고, 기숙사 문과 창문에 쇠창살을 설치하는 등 인권침해를 일삼았다. 외부에는 경비견과 청원경찰을 배치해 원생들의 탈주도 막았다. 교화를 명목으로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하게 차단한 것이다.

일과가 끝나면 기숙사의 출입문은 모두 잠겼다. 외출이나 전화 사용도 할 수 없는 원생들에게는 감옥에 갇힌 것과 다름없었다. 엄격하고 강압적인 기숙사 생활에 불만을 품은 이들은 탈출을 모의했다.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틀어진 계획, 기숙사 집어삼킨 화마…40명 목숨 잃었다
 
 
월요일이었던 사건 당일 새벽 2시쯤. 위험한 방화 계획은 138명의 원생 대부분이 알고 있었다. 창문 깨는 소리를 신호로 이들은 각자의 방에 불을 질렀다. 기숙사에서 연기가 나면 관리자들이 잠긴 출입문을 열어 구해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원생들은 기숙사 건물 1, 2층 숙소에 불을 내고 탈출을 시도했으나 예상과 달리 출입문과 비상구는 열리지 않았다. 청원경찰은 열쇠를 가지고 있지 않아 문을 열어주지 못했다.

그동안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유독가스는 기숙사 전체로 퍼져갔다. 평소 화재 대피 훈련을 받은 적이 없는 원생들은 우왕좌왕하며 출입문으로 몰려들었다.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화재경보기는 직원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꺼뒀기 때문에 울리지 않았다. 소화기 대다수는 이미 소화액이 다 굳어버린 상태였다. 쇠창살로 기숙사 창문을 막은 것은 화재 피해를 더욱 키웠다. 다행히 1층 문은 열렸지만 2층에 있던 원생들은 출입문 옆에 있는 화장실로 대피할 수밖에 없었다.

화재는 1시간 만에 진화됐다. 소방관들이 바깥 쇠창살을 뜯어내고 화장실 안으로 진입했을 때는 모두 정신을 잃은 뒤였다. 이 화재로 원생 40명이 질식해 사망했다.

막대한 인명 피해를 낸 경기여자기술학원은 사건 이후 폐쇄됐다. 이후 경기도는 해당 부지에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를 설립했다.

방화를 저지른 소녀 17명 중 형사 미성년자인 13세 원생을 제외한 나머지는 현주 건조물 방화 치사 및 치상 혐의로 구속돼

https://v.daum.net/v/20240821060007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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